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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영아 학대 살해' 친모·계부 송치…석 달간 수차례 폭행

권민규 기자

입력 : 2025.12.03 12:14|수정 : 2025.12.03 12:14


경기 포천에서 16개월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와 계부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오늘(3일) 오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20대 친모 A 씨와 30대 계부 B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올해 9월부터 지난달 23일까지 포천 선단동의 빌라에서 16개월 된 C 양을 여러 차례 폭행해 외상성 쇼크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지난해 6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C 양을 낳았으며, 사실혼 관계인 B 씨와 지난해 11월부터 함께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현재 임신 8개월 차로 내년 1월 출산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사람은 구속 송치될 때까지 경찰 조사에서 서로에게 범행 책임을 돌리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A 씨는 "C 양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B 씨가 효자손으로 머리와 몸 등을 때리고 밀쳐 넘어뜨렸다"고 진술했지만, B 씨는 "A 씨가 훈육 차원에서 엉덩이와 발바닥 등을 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C 양이 올해 6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녔지만, 9월 초부터 2주간 등원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이 기간을 학대 시작 시점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참고인 조사 등을 토대로 등원 당시 C 양의 몸 곳곳에서 멍이 확인됐고, 교사는 이를 촬영해 보관하고 있었던 것을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또 주거지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학대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A 씨는 지인과 B 씨에게 "강하게 혼내겠다",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학대 후 멍을 감추기 위한 '멍 크림' 검색 기록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병원을 보내지 않았으며 치료 관련해서는 진료 기록이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초기 조사에서 두 사람은 C 양 상흔이 "반려견과 놀다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들이 키우던 반려견이 몸무게 1.5㎏, 생후 6개월짜리 말티푸 (말티즈와 푸들의 혼합 견종)여서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술과 수사한 내용을 종합하면 계부가 먼저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로 학대하고 학대한 사실을 서로 방조한 공동정범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압수수색 물품 등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한 상태이며 송치 이후에도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C 양이 다녔던 어린이집이 학대 의심을 신고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돼, 원장을 아동학대처벌법상 신고 의무 위반 혐의로 지자체에 행정처분 의결 통보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23일 저녁 6시 25분 A 씨는 "아이가 밥을 먹다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119 신고를 접수했고 C 양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끝내 숨졌습니다.

병원 측은 C 양의 몸 곳곳에서 멍과 여러 상흔이 발견됐다며 이들을 아동학대 의심으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이후 "외상성 쇼크가 사인으로 확인됐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고 이들을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학대로 C 양이 갈비뼈 골절과 뇌 경막 출혈, 간 내부 파열, 피하 출혈 등이 발생해서 외상성 쇼크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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