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
홍콩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참사 피해자 가운데 상당수는 노인들이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습니다.
32층짜리 이 아파트 단지는 홍콩 식민지 정부의 자가소유계획(Home Ownership Scheme)에 따라 1983년 건설됐습니다.
홍콩 당국은 시장 가격보다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보조금을 얹어 저소득층이나 중간소득 계층에 아파트를 분양했습니다.
면적 40∼45㎡(약 12.1∼13.6평)에 침실 두 개로 구성된 1천984세대 아파트 단지는 월 소득이 6천500 홍콩달러(약 122만 원)에 못 미치는 젊은 가족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가뜩이나 가격대가 높은 홍콩 민간 주택 시장에서 집을 사기는 힘들지만 공공임대주택을 떠나 '계층 사다리'를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첫 '내 집'으로 선택한 곳이었습니다.
SCMP는 이 아파트에서 자식을 낳아 키우고 독립시킨 많은 노령의 주민이 이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인이 혼자 지내는 집도 있었고, 가사도우미와 함께 지낸 집도 있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26일 오후(현지시간)는 직장인과 학생이 바깥에 나가 있는 때였고, 상당수 노인은 가사도우미나 어린 손자들과 함께 집에 있었습니다.
화재 전 웡 푹 코트 주민들은 1년 반 넘게 건물 주위를 두른 대나무 비계와 녹색 그물망 속에서 생활해왔고, 리모델링 작업 때문에 창문을 스티로폼으로 막은 세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홍콩인 위니 후이 씨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뒤 소셜미디어에 6개월 된 딸을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아기는 불이 처음 시작된 동에서 68세인 할머니 리킨육 씨와 함께 있었습니다.
할머니 리 씨는 며느리 후이 씨에게 전화로 "밖에 연기가 있어서 같은 층 다른 집으로 이동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마지막 통화가 됐습니다.
75세인 할아버지도 실종됐습니다.
70대 여성 양모 씨는 28일 이 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언니의 생사를 알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임시대피소와 병원에 가봤지만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최악을 준비하고 이곳에 왔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