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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달의민족이 배달기사별로 등급을 나눠서 배달 시간대를 배정하는 새로운 앱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배달기사들은 "이 앱이 정식 도입되면 '배달의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이 거셉니다.
하정연 기자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에서 배달 일을 하는 A 씨는 지난 4월부터 시범 도입된 '로드러너'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단위로 등급이 매겨지다 보니 늘 조마조마합니다.
[A 씨/배달 라이더 : 제가 현재 3그룹이잖아요. 다음 주 예상 그룹이 4그룹….]
'로드러너'는 라이더가 원하는 시간에 앱을 켜서 자유롭게 주문을 수락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한 주 전 배달 시간대를 미리 예약하는 시스템입니다.
문제는 배달 건수와 수락률 등 실적을 토대로 기사들을 매주 1~8등급으로 나누고, 상위 등급부터 좋은 시간대를 선점할 수 있게 하다 보니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B 씨/배달 라이더 :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만 해가지고 1그룹을 올라야 스케줄을 먼저 잡을 수 있는 거예요. 그만큼 더 멈춰서도 안 되고 계속 일만 해야 되는 거예요.]
사고 위험을 키울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A 씨/배달 라이더 : 이리저리 피해서 다니게 되고 신호도 한 번씩 무시하게 되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위험….]
로드러너가 시범 도입된 경기 화성과 오산 지역 점주들까지, 새 앱 도입 후 주문 접수 반경이 임의로 축소되는 일이 빈번해졌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수경/경기 화성시 음식점 점주 : 제가 이제 (로드러너 시범 도입) 전후를 비교해 봤을 때 매출도 20% 정도 감소를 했어요.]
결국, 새 앱이 전국적으로 정식 도입되면 배민 측의 통제권만 강화될 거라며, 배달기사들과 점주들이 저지 투쟁에 나섰습니다.
[구교현/민주노총 라이더유니온지부 위원장 : 무턱대고 과속과 충성만 하라는 것입니다. 과로나 사고나 그 끝은 이미 정해진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배민 측은 사전 예약에 기반한 로드러너가 정식 도입되면 안정적인 라이더 확보로 배차 지연 완화 등 배달 품질이 향상되고, 궁극적으로 라이더들의 수입 증대 효과도 있을 거라고 반박했습니다.
다만, 여러 의견을 수렴해 앱을 개선해 나갈 거라며 정식 도입 계획도 아직 구체화된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황인석, 영상편집 : 황지영, 디자인 : 임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