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더 늘려라" 윤석열 한 마디에…4배 된 의대 증원

김아영 기자

입력 : 2025.11.28 06:23|수정 : 2025.11.28 06:23

동영상

<앵커>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한 과정에 대해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매년 2천 명을 늘리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는 별로 없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더 늘리라고 하면 그때그때 숫자를 늘리는 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을 한해 2천 명씩, 5년간 1만 명 늘리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의료계 반발에도 정부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지난해 4월 1일) : 정부가 주먹구구식, 일방적으로 2천 명 증원을 결정했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감사원이 발표한 증원 결정 과정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복지부의 첫 대통령실 보고 내용은 의사 부족 해결을 위해 6년 동안 매년 500명씩 증원하겠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매년 1천 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사실상의 '지침'을 내렸습니다.

다시 복지부가 2배로 늘린 '1천 명 증원 안'을 보고했지만, 돌아온 지시는 "충분히 더 늘리라"는 거였습니다.

이때가 돼서야 복지부는 증원 규모의 근거를 마련한다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3개 기관의 보고서를 토대로 2035년에는 의사 1만 명이 부족할 거라는 추계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5년 동안 한 해 2천 명씩 일괄 증원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전 실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는 1만 명을 단순히 5년으로 나눠 한 해 2천 명으로 계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료계 반발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복지부는 '900명부터 단계적 증원'으로 규모를 낮춰 시작하자고 건의했지만, 대통령실은 그러면 증원 단계마다 갈등을 일으킬 거라며 '2천 명 일괄 증원'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은 역술인 개입 의혹과 지난해 4월 총선 연계성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