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이뤄진 27일 전남 고흥군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상공으로 솟아오르는 누리호를 바라보고 있다.
"3, 2, 1… 간다, 간다!"
오늘(27일) 오전 1시 13분 누리호가 밤하늘을 가르며 비상하자 전남 고흥 우주발사전망대는 탄성과 환호로 들썩였습니다.
누리호의 4번째 발사를 지켜보려 몰려든 수백 명의 시선은 일제히 바다 건너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를 향했습니다.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발사대에서 붉은 불꽃이 치솟고 굉음이 밀려오자 곳곳에서 "와!" 하는 외침이 동시에 터져 나왔습니다.
지루한 대기 끝에 졸음과 싸우던 아이들도 "저기! 저기!"를 외치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시민들은 역사적인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 휴대전화를 들고 동영상과 사진을 찍는 데 열중했습니다.
전망대는 발사대에서 17㎞ 떨어져 있었지만,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불붙은 혜성' 누리호가 연출한 장관을 눈에 담기에 충분했습니다.
엄빌리칼 회수 압력센서 신호 이상으로 발사 시각이 0시 55분에서 다소 미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잠시 일었던 술렁거림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이내 긴장감과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관람객들은 휴대전화로 TV 생중계를 보면서 1단, 페어링, 2단 분리에 이어 위성들도 순조롭게 분리된 상황을 공유하며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한 줄기 빛의 꼬리가 가늘어질 무렵까지 "너무 멋있다"는 감탄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충남 당진에서 아들과 함께 온 박 모(40)씨는 "영상으로만 보던 누리호 발사를 현장에서 보니 압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제 오후 3시부터 와서 기다렸는데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멋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들 박 모(7)군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진짜 우주로 간 거야?"라고 되물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친구들과 고흥을 찾은 대학생 김 모(22)씨는 "밤이라 안 보일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선명해 놀랐다"며 "야간 발사라서 더 운치 있으면서도 감명 깊은 장관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람 명소인 봉남 등대에도 관람객 100여 명이 모여 누리호가 치솟는 장면을 휴대전화, 사진기에 담으며 탄성을 쏟아냈습니다.
관람객들은 누리호의 불빛이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박수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북적이는 곳이 아니더라도 고흥 곳곳에서는 발사 시각에 맞춰 집에서 나온 군민들이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습니다.
사도, 낭도, 상·하화도, 개도, 금오도 등 인근 여수의 섬들에서도 일찌감치 숙박 업소를 예약한 여행객들이 발사장면을 지켜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