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현지시간 25일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구글이 이번 달 내놓은 최신 AI 챗봇 '제미나이3'가 추론 성능과 코딩 실력 등에서 AI 챗봇 강자인 오픈AI의 '챗GPT 5.1'보다 훨씬 낫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구글은 AI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 '나노 바나나'의 새 버전도 내놨습니다.
'나노 바나나'는 현실적 이미지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주는 성능이 탁월해 인터넷에서 '내 사진으로 피규어(모형) 만들기' 유행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구글은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플랫폼(메타)은 구글의 AI 칩인 'TPU'(텐서처리장치) 수십억 달러어치를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최근 알려졌습니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엔스로픽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TPU를 제공하는 계약을 성사한 바 있습니다.
TPU는 AI 연산에 특화한 구글 자체 반도체로, 2015년에 출시됐지만 지금껏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열풍에 밀려 AI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메타가 구글 TPU를 도입할 경우 TPU의 기술력 입증은 물론 구글을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업계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15% 올랐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3조 9천억 달러로 4조 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메타의 구글 AI 칩 도입설이 알려진 25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약 2.6% 하락했는데, 이날 시총이 1천150억 달러, 약 168조 6천억 원 줄어들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세계 AI 칩 시장에서 점유율 90%가 넘습니다.
구글은 AI를 만들어 파는 데 가장 유리한 여건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인간 바둑 기사를 압도한 '알파고' 등 과거 AI 혁신을 주도할 정도로 기술력이 탄탄한 데다 검색 엔진과 동영상 플랫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계(OS) 등을 통해 막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모을 수 있고 클라우드(전산 인프라 대여)와 반도체 설계 사업까지 하기 때문에 AI의 전 분야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범용 언어 AI 시대를 연 오픈AI의 챗GPT의 서비스 기반 기술인 '트랜스포머'(Transformer)도 애초 구글이 개발한 것입니다.
구글은 이렇게 압도적 '화력'을 갖고 있어도 AI 경쟁에서 적기를 놓쳐 스타트업이던 오픈AI에 주도권을 빼앗겼습니다.
오픈AI가 트랜스포머 기술을 토대로 막대한 데이터와 전산 자원을 쏟아부어 챗GPT를 만드는 모험을 감행한 것과 달리 구글은 이런 범용 AI가 자사의 기존 검색엔진 사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상품화를 계속 미뤄 왔습니다.
2022년 말 출시된 챗GPT가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자 부랴부랴 AI 챗봇 '바드'를 내놨지만, 성능이 들쭉날쭉하고 틀린 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체면을 구겼습니다.
AI 업계 일각에선 최근 전열을 가다듬은 구글이 오픈AI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챗GPT에서 나오는 사용자 데이터 외 다른 데이터는 다 외부에서 가져와야 하지만, 구글은 세계 1위의 검색엔진과 동영상 플랫폼을 갖고 있어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AI가 실제 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로봇 등에 두루 쓰이려면 센서 데이터 등 현실과 연관된 여러 자료를 입수해야 하는데, 구글은 스마트폰 등 IT 하드웨어 사업부와 자율주행 자회사(웨이모)까지 갖고 있어 이런 데이터 다변화 경쟁에서도 훨씬 유리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