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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미제' 신정동 연쇄살인범, 10년 전 사망

김진우 기자

입력 : 2025.11.22 07:00|수정 : 2025.1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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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제로 남아있던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20년 만에 밝혀졌습니다. 진범의 정체는 범행 장소였던 건물을 관리하던 60대 남성으로, 성폭행 등 강력범죄 전과가 있었는데 이미 10년 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포대 자루로 싸인 기다란 물체가 쓰레기통 옆에 놓여 있습니다.

지난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초등학교 옆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5개월 뒤, 1.8km 떨어진 주택가 주차장에서 40대 여성의 시신 1구가 또 발견됐습니다.

얼굴에 검정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노끈으로 묶인 두 시신 모두 성폭행과 타살 흔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 양천경찰서는 38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8년간 수사를 벌였지만, 피의자 검거에는 실패했습니다.

재수사에 나선 서울경찰청 미제 사건 전담팀은 지난 2016년과 2020년 2차례에 걸쳐 증거물 재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했고, 2번째 감정 결과 20대 피해자의 속옷과 40대 피해자를 묶은 노끈에서 똑같은 DNA를 검출했습니다.

[신재문/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4팀장 : 2020년 발전된 유전자 분석 기법에 따라 1·2차 사건 증거물에서 동일한 유전자형을 확인하게 됐고, 두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임을 확정하게 됐습니다.]

경찰은 이 DNA를 유력한 용의자 1천500여 명과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후 숨진 사람들까지 대상을 확대해 확인한 결과, 성폭행 등 강력범죄 전과가 있으면서 범행 당시 신정동의 한 건물에서 관리원으로 근무했던 60대 장 모 씨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하지만 장 씨는 지난 2015년 암으로 숨진 뒤 화장돼 유골이 없던 상황.

경찰은 장 씨가 검진을 받은 적이 있는 병원 40곳을 탐문해 조직세포를 확보했고 정밀 감정 결과, 장 씨의 DNA와 증거물에서 발견된 DNA는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무려 20년 만에 진범의 정체를 밝혀냈지만, 장 씨가 이미 사망한 만큼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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