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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강점기 때 일본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됐던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우리 정부의 행사가 오늘(21일) 현지에서 열렸습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노동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결국 올해 추도식도 반쪽짜리로 치러졌습니다.
일본 사도섬에서 김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단상에 차려진 위패와 제사음식.
백발이 된 자녀와 손주들이 고인에게 차례로 술잔을 올립니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희생자에 대한 우리 정부 차원의 추도식입니다.
[이철규/고 이봉석 씨 아들 : 이 낯설고 먼 땅에서 너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이혁 주일대사와 유족 11명 등 참석자 25명은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기숙사 터를 찾아 헌화하며 애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측의 별도 추도식은 지난해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매년 공동추도식을 열겠다고 했지만, 올해도 결국 불발됐습니다.
일본 측이 강제노동을 인정하지 않겠단 태도를 보인 데 따른 겁니다.
사도시가 설치한 안내판입니다.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있었단 기록은 적혀 있지만, 강제성에 대한 기록은 빠져 있습니다.
갱도 내부와 조선인 관련 기록이 전시된 향토 박물관까지 둘러본 유족들은 일본 측의 미흡한 설명 내용에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윤상환/고 윤익성 씨 손자 : 원하지 않는데 집안 대표로 해서 가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 억울하죠. 강제노동했는데 안 했다고 하는 자체가 너무 억울하죠.]
정부는 다만, 한일 과거사에 대한 입장 차를 부각하기보단 미래 협력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입니다.
[이혁/주일본대사 : 과거의 아픈 기억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앞으로 한일이 정말 밝은 미래를 향해서 함께 손잡고 나가자는 그런 의미가 훨씬 강한 것으로.]
이혁 대사는 내년엔 한일 이견이 좁혀져 더 좋은 추도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