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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오조작"…부천 돌진사고 60대 운전자, 검찰 송치

김태원 기자

입력 : 2025.11.21 10:04|수정 : 2025.11.21 10:04


▲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를 수사한 경찰이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의한 사고로 결론 내고 피의자를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교통과는 오늘(21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시장 상인 A(67) 씨를 구속 상태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송치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54분쯤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으로 돌진 사고를 내 20대 남성 1명과 60~80대 여성 3명 등 총 4명을 숨지게 하고, 18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의 트럭은 사고 직전 1∼2m 후진했다가 132m를 시속 35~41㎞ 속도로 질주하면서 피해자들과 시장 매대를 잇달아 들이받았습니다.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을 비추는 트럭 내 '페달 블랙박스'에서는 A 씨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A 씨는 사고 트럭을 지난해 중고로 구매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급발진 등의 사고에 대비해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경찰 조사에서 "페달 조작에 실수가 있었다"며 사고를 낸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A 씨는 트럭에 싣고 있던 수산물을 자신의 가게에 내려놓은 뒤, 차에 올라타 트럭을 후진하던 중 후미가 다른 상인의 매대에 닿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하차했습니다.

그런데 트럭이 뒤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깜짝 놀라 다시 탑승했다가 가속 페달을 밟아 돌진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평소 갖고 있던 지병인 '모야모야병'과 관련해서는 "운전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고, 사고 당일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며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지난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에 모야모야병에 관해 언급한 것은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선처를 바라는 취지로 말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게 A 씨의 진술입니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는 희귀성 질환으로, 뇌출혈·마비·감각 이상·발작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A 씨는 5년여 전 모야모야병이 발병해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사망 4명, 중상 7명, 경상 11명 등 총 22명입니다.

최근 경상자 1명이 추가되면서 기존 21명이었던 사상자의 수가 1명 늘었습니다.

행인(시장 방문객) 19명과 시장 상인 3명으로, 대부분 점포 사이를 걷던 이들이 피해를 봤습니다.

사망자 4명 역시 모두 행인이었습니다.

국적별로는 내국인이 20명, 중국인이 2명(사망 1명)이었습니다.

경찰은 CCTV와 페달 블랙박스, 피의자의 인정 진술 등을 종합해 '페달 오조작'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사고 차량 감정 결과 및 대한의사협회의 의료 자문 결과는 추후 회신 예정이어서, 이후 검찰에 추가 송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부상자들의 진단서를 제출받아 이 또한 나중에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사고 당일 최초 진술과 같이 일관되게 페달 조직에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며 "(피의자는) 모야모야병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한 찰나의 시점에 갑자기 증상이 발현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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