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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우리 아기 아닌데?" 신생아 바꼈다…산모 분통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1.19 08:19|수정 : 2025.11.19 10:47


▲ 베베캠으로 본 A 씨 아기

청주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가 일시 바뀌어 산모 측이 분통을 터뜨리고 친자 검사까지 진행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1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청주의 한 산후조리원에 입소한 산모 A 씨는 지난 8월 31일 오전 11시 신생아실에 있는 자신의 아기(당시 생후 8일) 얼굴을 보고 싶어 휴대전화로 CCTV의 일종인 '베베캠'을 봤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영상 속에 나온 신생아의 생김새가 자신의 아기와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A 씨는 곧바로 신생아실을 찾아가 조리원 측에 아기 상태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신생아실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의 아기가 다른 산모의 아기와 바뀌었다는 것이었습니다.

A 씨는 "전날 밤에 마지막으로 봤던 제 딸과 생김새가 너무 달라 설마설마하며 찾아갔더니 정말 내 아기가 아니었다"며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산후조리원 측이 자기 아기를 다른 산모실로 데려갔고, 해당 산모가 수유까지 한 사실은 A 씨를 더 화나게 했습니다.

이 산모 역시 자신의 방으로 온 아기의 생김새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아기가 바뀌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 부부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지만, 산후조리원 측으로부터 '모유 섭취로 인한 문제 발생 시 조리원이 모든 책임을 진다'는 각서를 받아낸 뒤 퇴소했습니다.

A 씨는 퇴소 이후에도 해당 산후조리원의 신생아 관리 시스템을 믿지 못해 최근까지 친자 검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는 "제가 알아차리지 못했으면 얼마나 긴 시간 동안 바뀌었을지 장담할 수 없지 않았겠느냐"며 "아기에게 한참 사랑을 줘야 할 시기에 저와 남편 모두 충격에 빠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시대에 (잠시라도) 아기가 바뀔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지 않냐"고도 했습니다.

산후조리원 측은 직원들이 당일 오전 8∼9시 아기들의 기저귀를 교체한 뒤 위생 처리를 하다가 아기들의 속싸개에 붙어있던 이름표가 떨어졌는데, 이를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신생아가 바뀌었다며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이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직원들의 실수로 아기가 짧은 시간 동안 바뀐 사실은 맞다"면서도 "다만 신생아 몸에 신상정보가 적힌 발찌가 부착돼 있어 아이가 최종적으로 바뀔 일은 절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시 직원들에게 엄중히 경고 조치했으며 직원 관리용 이름표를 없애고 발찌 인식표로 신상을 확인하도록 조치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했다"며 "A 씨에게 산후조리원 비용을 모두 환불해주고 친자 검사 비용도 지원해줬다"고 말했습니다.

A 씨 부부는 관할 보건소에도 민원을 제기했는데, 보건소 측은 지난 13일 "관련 법상 행정처분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해 행정지도 조치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진=A 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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