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중국 당국이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유사시 타이완 개입' 발언에 대해 연일 대응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관영언론 차이나데일리가 "류큐(오키나와의 옛 이름)는 일본이 아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유인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15일 오키나와를 방문 취재하면서 현지인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같이 전했고, 홍콩 명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오늘(17일) 이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오키나와 출신 음악가이자 영화감독, 평화 활동가인 로버트 가지와라는 인터뷰에서 "1879년 일본은 류큐를 침략해 합병한 뒤 오키나와현으로 강제 개칭했으며 이는 류큐 식민지화의 시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과는 별개의 고유한 문화·역사·언어·가치관·신념·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다카이치 총리의 최근 타이완 관련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간에 전쟁이 나면 류큐에 주둔하는 일본군이 주요 공격 대상이 돼 류큐에 큰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타이완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밝힌 뒤 중국이 여러 채널을 통해 비판과 압박을 가하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입니다.
중국은 "독립 왕국이었던 류큐가 명·청(明·淸) 시기 중국의 조공국이었으며 1879년 일본에 강제 합병돼 오키나와로 개명된 뒤에도 청 조정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지만, 청일전쟁에 패하고 나서 류큐의 주권을 따질 수 없는 입장이 됐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이 오키나와에 대한 종주권을 일본에 강제로 빼앗겼다는 의미가 담긴 걸로 보입니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등 동중국해 문제로 대립해온 일본이 타이완 문제에 개입하는 기색을 보이면 중국은 오키나와의 위상을 문제 삼는 식으로 대응해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6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고적 보관소인 국가판본관을 찾아 오키나와 사신록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과거 푸젠성과 오키나와의 교류 역사가 깊다"고 발언했고,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이 이를 앞다퉈 보도한 바 있습니다.
차이나데일리의 이번 보도를 두고 최근 중일 간 핫이슈로 떠오른 일본 총리 발언을 겨냥한 맞불 작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