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시간 14일 브라질 벨렝에서 COP30 유엔 기후 정상회의 입구를 막고 있다.
브라질 벨렝에서 21일까지 진행되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원주민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브라질 언론 G1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14일 오전 총회 본 행사장에서 전통 복장을 한 원주민들이 약 1시간 30분 동안 건물 주변을 둘러싼 채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환경단체 운동가까지 가세한 진출입로 봉쇄로 회의 참석자들은 우회 경로를 통해 이동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원주민들은 아마존강 일대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문두루쿠 족이라고 G1은 전했습니다.
이들은 집단 거주지 인근에서의 국가 수로 계획 및 곡물 운송용 철도 프로젝트 백지화, 영토 경계 설정 명확화, 산림 벌채 탄소배출권 거래제 철폐 등을 촉구하기 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환경 운동가들은 오래전부터 아마존에서 생활하던 이들의 자율성을 박탈하고 특정 기업 또는 부동산 중개업자들 배를 불리는 '숲의 매각'에 대해 원주민들이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함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브라질 정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안드레 코헤아 두라구 COP30 의장은 원주민 시위자의 아기 한 명을 품에 안은 채 이야기를 경청했고, 이후 별다른 충돌 없이 봉쇄가 마무리됐다고 AP는 보도했습니다.
두라구 의장은 "원주민들의 우려는 정당하고 강력하다"며 "저는 그들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했으며,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시위는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던 원주민 시위대와 보안요원 간 충돌로 부상자가 나온 지난 11일 이후 두 번째로 이뤄졌습니다.
열대우림 보전 필요성을 역설하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 원주민 참가를 확대하는 한편 별도의 세션을 마련해 기후 협상에서의 원주민 영향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국제사회에 홍보해 왔으나, 뜻하지 않은 돌발 상황으로 인해 참석자 보안 강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행사장 안팎에서 집회가 더 큰 규모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