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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중국 대사도 일본 총리 발언 항의…"타이완 개입 침략행위"

정성진 기자

입력 : 2025.11.15 00:01|수정 : 2025.11.15 00:01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우장하오 주일 중국 대사가 14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타이완 개입' 발언에 대해 공식 항의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중국에 주재하는 가나스기 겐지 일본대사를 심야에 초치하고 바로 다음 날 이뤄진 조치입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이날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우장하오 대사가 지시를 받들어 후나코시 다케히로 사무차관과 약속하고 만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사관 측은 양측 만남에 대해 외교적 항의와 경고의 의미가 담긴 '초치'에 준하는 표현인 '웨젠'을 사용했습니다.

우 대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은 기본 상식에 어긋나고 중국 측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무력 위협이자 전쟁을 부르짖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언을 철회하지도 않은 것은 완전히 형세를 오판하고 분수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 대사는 "그러한 발언은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는 것이며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심각하게 파괴한 것"이라면서 "중국 측은 이에 강렬하게 분노하며 이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엄정한 교섭과 강력한 항의를 제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우 대사는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중국이 결국에는 반드시 타이완과 통일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강조했습니다.

우 대사는 일본이 타이완을 식민 통치하면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죄들을 저질렀다면서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악의적인 발언을 철회하고 도발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우 대사는 "오늘날 중국은 더는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라면서 "일본이 감히 무력으로 타이완해협 정세에 개입한다면 이는 침략행위에 해당하며 중국은 반드시 정면에서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후나코시 차관 역시 중국을 상대로 외교적 항의를 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후나코시 차관이 우 대사를 초치해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의 발언과 관련해 항의하고 중국에 적절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쉐 총영사는 지난 8일 SNS 엑스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한 듯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위협성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는 중국에 정식으로 항의하는 것은 물론 외교관 추방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거론되는 등 반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타이완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연일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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