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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김건희, 경복궁서 설명 중 어좌에 앉아…돌발행동"

김지욱 기자

입력 : 2025.11.14 18:15|수정 : 2025.11.14 18:15


▲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11월 13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휠체어를 탄 채 출석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경복궁 근정전의 어좌(御座)에 앉은 경위와 관련해 당시 동행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행동이었다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어제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 말미에 김 여사와 함께 2023년 9월 12일 경복궁 근정전을 방문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 전 위원장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맞이 행사를 앞두고 동선을 점검하는 자리였으며 문화재 전문가인 자신이 설명을 담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여사가 근정전 내부에 있는 어좌에 앉은 경위를 특검팀이 묻자 이 전 위원장은 "설명을 한창 하고 있는데 계단을 오르더니 털썩 앉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좌는 앉았을 때 밤이든 낮이든 신하들 모습이 다 보이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됐다는 대목을 듣고 김 여사가 앉았다고 진술했습니다.

현장에는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과 경호 요원 등 여러 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 여사가 어좌에 앉은 사실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이후 여권을 중심으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다만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와 친분을 형성해 인사를 청탁하기까지 과정을 파악하는 차원에서 질문했을 뿐, 김 여사의 해당 사안의 범죄 혐의점을 들여다보고 있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복궁 근정전 어좌 (사진=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연합뉴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초기 김 여사 측에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 12일 은평구 진관사에서 김 여사에게 인사 관련 자료를 건넸으며, 같은 달 26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금거북이를 줬다는 게 특검팀 판단입니다.

그해 6월 3일에는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기술한 문서를 전달했고, 이 무렵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 복제품도 건넸다고 의심합니다.

같은 달 10일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이었던 고(故)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국가교육위원장직에 내정됐다는 사실을 듣고 9월 22일엔 김 여사 측에 한지로 만든 복주머니도 전달했다고 특검팀은 봅니다.

이 전 위원장은 9월 27일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특검팀은 금거북이의 가액을 190만 원, 한지 복주머니와 세한도 복제품의 가액은 각각 21만여 원과 50만여 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전 위원장은 2022년 3월 말 대선 당선 축하 선물로 금거북이를 건넸을 뿐 인사 청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김 여사에게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적은 문서를 건넨 적이 없고, 위원장으로 내정된 사실도 9월에서야 대통령실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그전까지는 정부 측에서 위원장직에 관한 자문을 요청해 의견을 줬을 뿐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특검팀이 해당 선물에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이 전 위원장의 수사상 신분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 있습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지난 9월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뒤 비서에게 휴대전화 내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파악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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