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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전쟁때 '사람 사냥 관광'…프랑스 검찰 수사 개시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1.13 06:37|수정 : 2025.11.13 06:39


▲ 사라예보의 한 공원에 전시된 보스니아 전쟁 희생자들 사진

1990년대 보스니아 전쟁 사라예보 포위전 당시 서방국가 부자들이 거액의 돈을 내고 민간인을 총격 살해한 의혹에 대해 이탈리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이어진 사라예보 포위전에서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포격과 저격으로 숨졌습니다.

당시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이른바 '사냥 관광객'들이 세르비아계 보스니아군 병사들에게 거액을 지불하고 사라예보 시민들에게 총을 쏠 기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검찰은 잔혹성과 비열한 동기에 의해 가중된 고의 살인 혐의로 '사냥 관광'에 관여한 이탈리아인들을 특정하기 위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수사는 밀라노 소재 작가 에지오 가바제니가 관련 증거를 수집해 제기한 고발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는 1990년대 이탈리아 언론 보도로 이 같은 내용을 처음 접했으며, 2022년 다큐멘터리 '사라예보 사파리'를 보고서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한 세르비아계 병사와 계약업자는 서방인들로 구성된 집단이 사라예보 시민들을 향해 언덕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합니다.

세르비아 참전용사들은 이러한 주장을 강력히 부인해왔습니다.

가바제니는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아주 많은 이탈리아인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또 독일인, 영국인, 프랑스인 등 서방 여러 나라 사람이 시민을 사격하기 위해 거액을 지불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사냥 관광객'에 대해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동기는 없었다"며 "사격장이나 아프리카 사파리에 가는 사람들처럼 재미와 개인 만족을 위해 갔던 부자들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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