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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통화완화 방향 전환,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

하정연 기자

입력 : 2025.11.12 18:47|수정 : 2025.11.12 18:47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늘(12일) "우리의 공식 입장은 통화완화 사이클을 유지하리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핀테크 행사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이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 "올해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보다 훨씬 낮다"며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아마도 1.8∼2.0%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내년 성장률은 1.6%로 전망했다"며 "우리는 2주 후에 새로운 전망을 발표하는데,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런 기조를 지속할지는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포함해 오는 27일 수정 경제전망을 토대로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이 총재는 원화 약세 배경으로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변동성, 미국 정부의 셧다운, 달러 강세, 일본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미중 무역 관계, 한미 투자 패키지 등을 차례로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너무 많은 요인이 (환율에) 작용하고 있다"며 "안개가 걷히기 전까지 방향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사견을 전제로 "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때는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총재는 고환율에 따른 금융 불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대부분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좌우됐다"며 "외화 부채 수준은 안정적이고 다른 지표들도 우리 시장의 건전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총재는 최근 급등한 국내 증시와 관련, "주가가 상당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1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우리 주식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과대평가 됐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되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0.108%포인트(p) 상승한 3.300%를 기록하는 등 채권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10년물 금리가 3.3%대로 오른 것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의 발언은 평소처럼 데이터를 보고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 인하 기조 지속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의미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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