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영국도 캐나다도…미국에 '카리브해 마약 선박 정보' 제공 중단

김경희 기자

입력 : 2025.11.12 16:00|수정 : 2025.11.12 16:00


▲ 카리브해

카리브해 일대의 마약 밀매 선박을 겨냥한 미군의 군사 공격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현지시간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영국이 카리브해 마약 밀매 선박에 대한 정보를 더 이상 미국에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카리브해 일대에 광대한 식민지를 가졌던 영국은 현재도 적지 않은 영국령에 정보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정보 수집 과정에서 영국은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의 위치 등 관련 정보를 동맹국 미국에 제공해왔습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마약 선박을 단속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무력 사용의 문을 열어놓으면서 영국 정부 내 우려가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약 밀매 선박에 대한 미군의 군사 공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보는 시각이 영국 정부 내에서 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제공한 영국의 마약 관련 선박 정보가 공격 대상 선정에 사용된다면 국제법 위반 행위에 힘을 보태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입니다.

이에 따라 영국은 1개월여 전부터 정보 제공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캐나다 역시 미군의 마약 밀매 선박 공격에 거리를 두려고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캐나다는 20년 가까이 미 해안경비대와 협력해 카리브해의 마약 밀매 선박을 단속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는 자국 정보가 미군의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미국 측에 명확하게 전달했습니다.

캐나다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현지 언론에 "미 해안경비대와의 협력과 미군의 마약 의심 선박 공격은 별개의 활동"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콜롬비아도 미국과의 정보 공유 및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마약과의 전쟁은 카리브해 지역 주민들의 인권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며 미국과의 협력 중단을 밝혔습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에서 미국의 마약 단속에 협력하는 국가였지만, 좌파인 페트로 대통령 취임 후 관계가 멀어졌습니다.

특히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간 미국 규탄 시위에서 반(反)트럼프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은 페트로 대통령과 가족을 마약 카르텔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또 콜롬비아를 마약퇴치 비협력국으로 지정하고, 마약 단속을 위한 예산 지원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군은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 트렌데아라과(TdA) 소속 조직원 11명이 탑승한 마약 운반선을 폭격하는 등 마약 의심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군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7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은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 1정을 비롯해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고, 인근 지역에 F-35 전투기를 배치하면서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