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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가고 싶습니다"…중국, 한국 과학자 심리까지 파고든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1.12 07:16|수정 : 2025.11.12 07:16


"흔들리는 게 아니고, 솔직히 말하면 가고 싶습니다."

류 모 경북대 교수는 어제(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국의 인재 영입 제안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저 같은 경우도 3~4년 남았으니 당신은 이제 한국에서 은퇴하면 할 일이 없지 않냐, 여기 오면 파격적 대우를 해 주겠다고 한다"며 "제안하는 이들이 한국 실정을 제일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류 교수는 유전자 조작 기반 형질전환 질환모델동물 전문가로 올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된 석학입니다.

그는 자신의 경우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던 당시 함께 연구한 지인이 중국으로 간 후 제자들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며 접근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친분을 점차 쌓다가 이후에는 자신이 있는 의대에서 발표해 달라고 하며 초청해 후하게 대접하기도 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이를 반복하다 이후 함께 연구하자는 제안까지 이르렀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류 교수는 "현재 연봉의 5배 수준을 제시하면서 연구 공간이나 인력을 무제한 제공하겠다며 제시하면 은퇴하고 갈 곳이 없는 사람은 그만두고 가고 싶은 심정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제안 중 한 사례일 뿐 여러 형태로 접근하며 제안해 온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지인을 통해 알았다며 중국의 한 대학 학장이 연락하며 연구년 1~2년을 오라고 제시하고 연구할 동안 3~4배의 대우를 약속했다"며 "그러면서 은퇴하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해줄 테니 와서 연구하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 교수는 "학교에서도 인정받고 한림원 회원도 됐지만 여기서 은퇴를 하게 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명예교수라고 해본들 도서관 이용권밖에 없는데 파격적 대우가 오면, 한 3~4년 남았지만,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가고 싶은 심정이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의 천인계획이 석학들을 대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주로 외부로 알려지고 있지만, 젊은 과학자들이 더 중요한 만큼 이들이 한국에 머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류 교수는 "국립대 교수로 충분하게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정년 이후까지 연구한다는 건 후배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라며 "바이오 분야는 상대적으로 시니어 중요성이 덜해지기 때문에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중국이나 외국에서 제안이 오면 당연히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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