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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중 트럭 치여 뇌사…운전자 "신호등 보느라 못봤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1.11 16:24|수정 : 2025.11.11 16:33


▲ 충북 옥천경찰서

엘리트 마라톤대회에 출전 중인 선수를 1t 트럭으로 들이받아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한 80대 운전자가 오늘(11일) 경찰 조사에서 "신호등을 보느라 사람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오늘 충북 옥천경찰서에 출석해 차선 변경 중 사고가 난 경위에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해당 신호등은 사고 지점 전방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선 변경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차량을 먼저 보내주기 위해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바꾸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조사를 마친 뒤 사고 조사 진행 상황을 듣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피해자 B(25) 선수의 부모를 만나 참회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 오전 10시 옥천군 구간에서 진행된 모 마라톤대회에서 A 씨가 몰던 1t 포터 트럭이 청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마라톤 선수 B씨를 치었습니다.

이 사고로 B씨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 손상으로 이틀째 연명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마라톤대회는 편도 2차선 중 2차로만 차량 통행이 통제된 채 진행됐는데, 1차로를 달리던 A씨의 트럭이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B씨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당시 트럭이 시속 약 57㎞로 B 씨를 덮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B 씨는 어깨띠를 이어받은 뒤 약 300m를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통상 엘리트 마라톤대회에선 코치진이 탑승한 차량이 선수 보호를 위해 뒤따라 붙는데, 이번 사고는 선수들이 어깨띠를 이어받는 구간을 피해 코치진의 차량이 B씨를 앞서가 대기하고 있던 사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 씨의 감독은 "어깨띠를 이어받는 구간에선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차량이 선수를 추월해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필이면 그사이 사고가 났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곧바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정식 입건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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