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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박스 쪽잠' 논란에 경찰청 "공간 확보 한계…미안한 마음"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1.11 12:16|수정 : 2025.11.11 13:48


▲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APEC 동원 경찰관이 박스 덮고 쪽잠을 자는 사진을 공개했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동원됐던 경찰관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경찰청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APEC 기간 경주에 하루 최대 1만9천 명 규모의 경력이 동원됐는데 현장에서 일부 혼선이 빚어지며 제대로 된 숙소나 식사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온 데 대한 반응입니다.

경찰청 APEC 기획단은 오늘(11일) "고생한 현장 근무자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오늘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당시 열악한 환경을 담은 사진전을 연 데 대해선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릴 필요가 있다"며 설명 자료를 냈습니다.

먼저 영화관 스크린 앞이나 복도에서 모포 하나만을 깔고 잠을 청하는 사진들에 대해서는 "2시간 근무 후 4시간 대기하도록 조성된 대기 공간"이라고 밝혔습니다.

APEC 근무자들은 당번일 24시간을 3교대로 근무했습니다.

2시간 현장근무 후 4시간 대기하면서 총 8시간 현장 근무를 했고, 비번일에는 지정된 숙소에 머물렀습니다.

경찰청은 영화관, 리조트 등 대규모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자 다양한 시설을 임차했다면서 "호텔·리조트 중심의 보문단지 인프라로 인해 모든 경찰관이 대기 시간 이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부득이하게 버스를 임차해 대기 공간으로도 활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청은 "임차 가능한 실내 공간이 부족한 현실적 제약에 기인했다"며 영화관 사진에 대해서는 인근 근무자 중 대기 버스가 불편하다고 느낀 일부가 지급된 담요나 박스 등을 깔고 휴게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직협이 바퀴벌레 사진도 공개한 데 대해서는 "어느 장소인지 확인이 어려우나 대관 장소 계약 시부터 관리 주체 측에서 청결 상태를 유지토록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청은 실내 대기 및 버스 대기자를 위해 담요 총 1만 566개를 보급했고, 대기 시설에는 간이침대 총 536개를 배치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낡은 모텔이나 산속 여관에 묵었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특히 사진으로 공개된 경북 경산의 한 모텔에 대해서는 정돈된 방 모습을 따로 공개했습니다.

경찰청은 "미국 대통령 등 상당수 정상의 입국이 예정보다 빨라지면서 숙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급히 추가 확보한 숙소"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대부분 숙소가 노후한 것은 아니며 현장 점검을 통해 지역 내에서 최대한 양질의 숙소를 확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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