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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타듯 파도 즐기는 숭어떼…"진짜 물반 고기반"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1.11 06:44|수정 : 2025.11.11 06:44


▲ 파도 타는 숭어 떼 '물 반 고기 반'

셀 수 없을 정도로 엄청 많은 숭어 떼가 파도가 일렁일 때마다 파도 타는 희귀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관광객과 주민들은 '와' 탄성을 지르고, 이때다 싶은 낚시꾼들은 숭어 떼를 향해 거침없이 낚싯대를 던집니다.

강원 강릉의 한 해변에서 최근 들어 엄청난 양의 숭어 떼가 해변 가까이 나타나 파도가 칠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숭어 떼는 길이 100m 이상 길게 띠를 이루고 있습니다.

방파제 40∼50m 앞바다에서 군집해 유영하다 높은 파도가 칠 때마다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마치 수족관에서 물고기가 떼 지어 유영하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얼마나 많은 지 말 그대로 '물 반 고기 반'입니다.

숭어 떼는 마치 서핑을 즐기는 듯 파도를 탑니다.

유능한 서퍼처럼 파도가 일면 모습을 드러내 뛰어난 실력을 뽐내며 파도를 즐기다가 파도가 사그라지면 물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습니다.

숭어는 바닷고기지만 민물을 좋아해 바다에서도 강이 가까운 곳, 기수역인 강 하구에서 가장 잘 잡힙니다.

파도를 즐기는 숭어 떼가 나타난 이곳은 민물이 나가는 곳입니다.

숭어의 산란기가 10∼12월임을 고려하면 민물 플랑크톤이 많은 이곳으로 산란을 위해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주민은 "원래 12월 초쯤 숭어 떼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올해는 좀 빨리 온 것 같다"며 "이렇게 엄청 많은 숭어 떼가 나타난 것은 4∼5년 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숭어 떼는 열흘 가까이 모습을 드러낸 뒤 사라진다고 주민들은 말했습니다.

높은 파도가 일지 않으면 파도 타는 희귀한 장면의 숭어 떼는 보기 힘듭니다.

숭어 떼가 나타나자 소식을 듣고 달려온 낚시꾼들이 바빠졌습니다.

팔뚝만 한 숭어를 낚은 낚시꾼은 행여 중간에 떨어뜨릴까 봐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거둬들입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이처럼 많은 수의 숭어 떼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주변 해변에서는 좀처럼 없는 일"이라며 "이곳은 해마다 숭어 떼가 나타나곤 했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많은 숭어 떼가 찾아온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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