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대법원
미국 연방대법원이 10일(현지시간) 10년 전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판결을 무효로 해달라는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날 오전 켄터키주(州) 법원 전(前) 직원인 킴 데이비스가 낸 상고 요청을 아무런 설명 없이 기각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데이비스는 2015년 6월 대법원이 주 차원의 동성혼 금지법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음에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 부부에게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하다 같은 해 9월 법정 모독죄로 5일간 구금된 바 있습니다.
당시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당한 한 동성 커플은 데이비스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2023년 이 커플이 승소하면서 데이비스는 손해배상금 10만 달러에 변호사 비용 26만 달러 등 총 36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판결에 항소했고, 지난 3월 연방 항소법원에서도 기각 판결이 나오자 대법원 문을 두드렸습니다.
데이비스는 상고 요청에서 36만 달러 배상 명령을 무효로 해달라는 것 외에도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자체를 뒤집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비공개회의 안건에 올려 검토했지만, 이날 이에 대한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아무런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6대3의 보수 우위 구도인 대법원이 지난 2022년에도 낙태를 헌법적 권리로 보호해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어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에 맡긴 판결을 한 바 있어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미국 내 동성애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까지 뒤집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NYT는 "9명의 대법관 중 최소 4명이 데이비스의 사건을 심리하고 판결을 재검토하는 데 찬성해야 했지만,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대법원이 이러한 중대한 조처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고 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