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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형 분양가가 25억 원을 넘는 서울 강남 아파트 청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당첨만 되면 30억 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이른바 '로또 청약'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이제 청약 시장도 현금 부자들만의 리그가 됐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정준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청약을 앞둔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서울 반포동의 2천91세대 아파트 견본주택입니다.
사흘간 6천 명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형이 26~27억 원입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래 최고 금액입니다.
주변 아파트값이 워낙 치솟은 상황이라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이 약 30억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30억 로또 청약'이라는 말까지 나온 이유입니다.
[견본주택 방문객 : 되기만 하면 어떻게든 살아야 되겠죠. 59제곱미터형이 우리 식구들에겐 작기는 한데 경제적 보상으로 생각하고 잘 살아야 되겠죠.]
하지만 자금조달이 만만치 않습니다.
84㎡형의 경우 최소 약 25억 원의 현금이 필요합니다.
10·15 부동산 대책의 대출 규제로 시가 25억 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 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현금 부자들만 청약이 가능한 겁니다.
이른바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사람들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실제 인터넷에서는 부모로부터 증여받는 걸 전제로 한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힌 글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견본주택 방문객 : (당첨)되더라도 실수요자들은 현실적으로 그 많은 자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이며 그런 게 좀 불편하죠.]
이런 선호 지역이 아니더라도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17억 원에 육박해 평범한 중산층 실수요자가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윤지해/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 가점이 만점 수준에 근접한다고 해도 분양가를 감당할 수 없다면 사실은 못 먹는 감인 거죠.]
실수요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자는 청약 제도 취지가 최소한 서울에서는 무색해진 겁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