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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에서 이탈한 20대 '쉬었음' 계층 증가가 역설적으로 최근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실업률이 낮은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4일 현안 분석 보고서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김지연 연구위원)에서 경기 둔화에도 실업률이 하락하는 이면을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20대 쉬었음이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2015년과 올해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실업률은 2015년 3.6%에서 올해(7월 기준)에는 2.7%로 하락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이 2015년 수준인 4.4%로 변화 없이 유지됐을 경우, 올해 실업률은 0.7% 포인트(p) 상승해 3.4%가 됐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쉬었음 인구가 2015년 이전 추세를 그대로 따라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가정하면 올해 실업률은 0.4% p 올라 3.1%가 됐을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보고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체적 사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증가한 것은 기술적으로 실업률 지표의 하락을 초래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업률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구직 활동을 했음에도 아직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의 비율을 뜻합니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쉬었음' 인구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통계 상 실업자가 아닙니다.
이 탓에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더라도 실업률이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 20대 '쉬었음' 인구 관련 통계
다만, 보고서는 또한 매칭효율성 개선 역시 실업률에 작지 않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매칭효율성이 2015년 이후 개선이 없을 경우를 가정한 결과 실업률은 0.4% p 상승한 3.1%가 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매칭효율성이 실제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가정하면 0.2% p 오른 2.9%였습니다.
보고서는 "매칭 기술의 발전과 인구구조 변화로 구인-구직 간 연결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돼 실업률에 지속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일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쉬었음·매칭효율성 불변)를 가정하면 올해 실업률은 2015년보다 0.1% p 높은 3.8%로 추산됐습니다.
낮은 실업률이 반드시 고용 여건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 둔화에도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현상에는 매칭효율성 개선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근로연령층의 구직 의향 감소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 기인한다는 것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해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매칭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비구직자의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지원 체계의 면밀한 설계를 위해 '쉬었음' 인구 증가에 대한 심층 분석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사진=KDI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