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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영상·게임머니 직공급'…5조 원대 도박장 운영한 일당

류희준 기자

입력 : 2025.11.06 10:58|수정 : 2025.11.06 10:58


▲ 무인 물품보관소에서 압수한 현금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카지노 게임사로부터 카지노 영상과 게임머니를 직접 공급받아 유통할 수 있는 사이트까지 제작해 5조 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과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총책 A 씨 등 14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들이 제작한 도박사이트에 해외 유명 게임사의 카지노 영상을 연결해 게임머니와 함께 운영총책들에게 분양하는 방법으로 약 7개월간 5조 3천억 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벤더사이트 관리자 페이지
총책 A 씨는 2020년 도박공간개설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 중 범행을 계획, 출소 뒤 도박사이트 프로그램 개발자를 모집하고 사이트 제작·분양을 위한 서버 임대 업체로 위장한 사무실을 설치했습니다.

그러고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도박사이트 266개를 제작해 하부 운영총책들에게 분양해 관리비 명목으로 월 300만 원을 받고, 카지노 게임머니인 '알'을 판매하면서 운영했습니다.

A 씨 일당은 범죄수익 극대화를 위해 지난해 9월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벤더사'를 차렸습니다.

벤더사는 게임사로부터 카지노 영상과 게임머니를 직접 공급받을 수 있는 유통 사이트로, 벤더사를 거쳐 영상과 게임머니를 하부 운영총책들에게 판매하는 행위에서 나아가 도박장 운영 범죄의 최상단에 있는 벤더사를 직접 차림으로써 범죄 수익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도박장 운영 일당이나 도박사이트 개발자가 검거된 사례는 있지만,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운 벤더사까지 꼬리가 잡혀 검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원경찰청은 설명했습니다.

또 7개월 동안 파악된 도박장 운영 규모만 5조 3천억 원대로, 국내 최대 도박사이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죄 기간이 2021년 11월부터인 점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어림잡아도 수십 배는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로부터 확보한 단서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해 이들 조직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범행 계좌 205개와 텔레그램 대화 내용 분석 등으로 약 7개월간 5조 3천억 원에 이르는 베팅규모를 파악하고, 총책 등 조직원들을 검거했으며, 해외로 도주한 조직원 2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 수배 조치했습니다.

또 도주한 공동 총책 B 씨가 무인 물품보관소에 숨겨둔 현금 2억 7천840만 원을 포함해 간부급 조직원 5명으로부터 범죄수익금 총 4억 8천만 원을 압수했으며, 범죄수익금 총 33억 4천650만 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했습니다.

(사진=강원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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