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버들골 풍산마당 인근을 활보 중인 들개
서울대학교에 들개떼 출몰이 잦아지면서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오후 2시쯤 서울대 기숙사인 관악학생생활관 인근에서 들개 6마리가 포착됐습니다.
서울대는 자체 포획이 어렵다고 판단해 관악구청에 지원을 요청했고, 출동한 전문가와 수의사가 마취총을 쏴 들개를 붙잡았습니다.
서울대를 둘러싸고 있는 관악산에는 과거부터 들개들이 목격 돼왔으며, 현재는 3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자연번식 개체입니다.
서울대는 2017년부터 민원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포획 틀을 설치해 왔습니다.
현재 출현 빈도가 높은 기숙사와 교수회관 등 8곳에 놓여있습니다.
지난해 1월 한 서울대생이 물려 경상을 입은 사례를 제외하면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불편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물리천문학부 1학년 정 모(19)씨는 "교내 헬스장에 가던 중 들개들이 길목을 막고 있어 돌아가야 했다"며 "최근에는 새벽에 들개들이 울어서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인문계열 대학원생 A(24)씨는 "많이 볼 때는 매주 들개를 본다"며 "포획 틀이 있지만 들개가 옆에서 자거나 먹이만 빼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최근 포획 이후 서울대생들의 SNS에는 들개와 마주쳤을 때의 행동 요령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관심을 주지 말고 손에 든 음식은 버리라는 등의 내용입니다.
관악구청은 2022년부터 전문가와 수의사 등 5명으로 구성된 들개 안전포획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응에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구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관악구에서 포획된 들개는 63마리입니다.
2023년에는 46마리, 작년에는 56마리였습니다.
이번에 포획된 6마리는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옮겨졌으며, 보호센터는 공고를 통해 원소유주를 찾고 있습니다.
공고 기간 10일이 지나면 입양 절차를 거치며, 성사되지 않을 경우 안락사 수순을 밟게 됩니다.
다만, 이번의 경우 이미 입양 희망자가 모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청 관계자는 "들개가 사람은 잘 공격하지 않지만 반려견은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며 "반려견과 산책을 조심하고, 먹이를 주는 행위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