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전용기에서 내려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제가 실타래처럼 꼬인 국내 정치보다 '협상가'나 '평화중재자'로 자신을 부각할 수 있는 국제무대로 2기 행정부의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습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합의와 평화 회담에 관여하면서 역사적 유산을 만들려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간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과 미국에 들어올 신규 투자를 한껏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5주 차에 들어서면서 취약계층의 생계가 위기에 몰리는 등 행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난제가 산적한 상황입니다.
WSJ은 "세계 무대에서 거의 매일 같이 거래가 발표되고, 트럼프는 얼굴을 찡그린 의원들이 아닌 미소 짓는 외무장관들과 교류한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 트럼프는 민주당과의 싸움뿐만 아니라 지지율 하락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거래의 달인이나 평화 조정자로 통하고 본인과 참모들은 이런 별명이 앞으로 수십 년간 트럼프의 유산으로 남길 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도 역사는 국내 문제보다 국제 문제를 해결한 미국 대통령의 '드라마'를 훨씬 더 높이 평가한다면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의료비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조처를 했는지는 거의 기억하지 않지만, 그가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요구한 것은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성과 주장에도 대통령이 셧다운 기간에 나라를 떠난 것은 잘못됐다면서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연방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민주당과 대화하는 시간보다 하마스, 중국 공산당과 대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당국자들은 가자지구 휴전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목표는 우크라이나 종전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 협상을 자신의 역사적 위상을 형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 집중하는 사이에 국내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3%가 트럼프 행정부의 생활 물가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