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신고가를 돌파 중인 미국 증권시장에서 조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국제금융센터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제금융센터 김우진 책임연구원과 고재우 연구원은 오늘(31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와 정책 불확실성 확대, 미·중 갈등 재점화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주식 시장 고평가 우려와 맞물려 증시 조정을 촉발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19개 투자기관의 올해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전망치 평균값은 6,538.16으로, 지난 28일의 6,890.89보다 300포인트(p) 이상 낮았습니다.
다수 기관에서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입니다.
해외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낙관론과 단기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생산성 향상과 비(非) 기술주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게 낙관적 시각의 요지입니다.
금융사를 제외한 S&P 500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작년 6.2%에서 올해 17.5%로 확대되고, 빅테크 기업(M7)은 35.5%에서 71.8%로 더 가파르게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M7의 이익 성장세가 다른 부문으로 확대되면서 S&P 500의 주당 순이익 증가율도 작년 7.6%, 올해 12.6%, 내년 13.0%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면, 미국 주식시장 투자심리 과열 여부를 반영하는 '레프코비치 지수'가 최근 0.71로 과열 단계 임계치(0.38)를 크게 웃돌면서 신중한 시각에도 힘이 실립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S&P 500 전체 시가총액에서 M7이 차지하는 비중이 32.6%에 달한 점도 향후 금융시장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 요인이라고 짚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너무 높다는 점도 함께 거론됩니다.
국제금융센터는 그 연장선에서 주가매출액비율(PSR) 등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고평가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옵션 시장 가격과 변동성 지표를 활용해 S&P 500 지수 수익률 분포의 비대칭성을 수치화한 '왜도 지수'도 150을 넘어 과거 조정기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지수는 2017년 이후 다섯 차례의 조정기에 앞서 모두 150을 웃돌았는데, 올해 6월 이미 156.6을 기록한 뒤 10월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향후 미국 증시 상승 모멘텀의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진단했습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고용과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성장 하방 위험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등이 현실화할 경우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 기술과 안보 분야에서 갈등이 지속될 경우 기대가 실망으로 전환되며 증시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