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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상징' 베레모 사라지나…2027년부터 전투모 기본 군모로

김수형 기자

입력 : 2025.10.26 09:57|수정 : 2025.10.26 15:09


▲ 육군

육군이 상징으로 여겨져 온 베레모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전투모를 기본 군모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달부터 베레모와 전투모를 병행 착용하도록 시범 적용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전투모를 기본 군모로 지정해 보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육군은 폭염이 심해지는 여름철 베레모 착용이 불편하고, 전투 상황에서는 방탄 헬멧을 착용하기 때문에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올해 1월 육군이 1사단 등 8개 부대 1천7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3%가 전투모를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군모를 전투모로 단일화하는 데 찬성한 비율은 65%에 달했습니다.

예산과 조달 문제도 있습니다.

베레모와 전투모를 함께 지급하면서 예산이 이중으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베레모 한 개는 6천830원, 전투모는 6천300원이며, 지난해 베레모 조달 금액만 11억 원이었습니다.

현재 베레모 제작 업체는 한 곳뿐이라 조달 지연이 잦고 품질 개선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육군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베레모 착용 지침을 꾸준히 완화해 왔습니다.

2020년에는 전투모를 '특수군모'로 도입했고, 비 오는 날에는 영내에서 전투모 착용을 허용했습니다.

이듬해 2021년에는 휴가와 외출·외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황에서 전투모를 쓸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습니다.

그럼에도 장병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육군은 베레모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한 기본군복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위병소를 벗어나자마자 베레모를 벗는 장병들이 많을 정도로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육군은 지난 9월부터 1단계로 휴가와 외출·외박 시에도 전투모와 베레모를 혼용할 수 있도록 시범 적용하고 있습니다.

11월까지 결과를 보고받은 뒤 국방부에 군인복제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입니다.

이후 2단계로 2027년 기본군복 개정 시 전투모 보급 수량을 1개에서 2개로 늘릴 방침입니다.

박 의원은 "불편한 군모를 강요하기보다 장병이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군모를 제공하는 것이 군의 역할"이라며 "현실적인 여건을 반영해 베레모를 폐지하고, 육군의 상징성을 담은 새 군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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