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미일과 중국 등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정상외교 무대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현지시간 26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했습니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아세안 정상들뿐만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합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2번째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이날 회담을 갖고 무역협상 타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날 오전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협정 서명식을 안와르 총리와 함께 주재합니다.
아세안 정상회의를 배경으로 자신이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과시하는 등 외교 이벤트도 연출합니다.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드러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과 태국·캄보디아에 자신이 주재하는 평화협정 서명 행사를 아세안 정상회담 기간에 열 것을 요구했습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도 이날 서명식에 참석하지만, 지난 24일 별세한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의 어머니이자 태국 왕실의 '큰 어른'인 시리낏 왕대비를 애도하기 위해 아세안 정상회의 본행사는 건너뛰고 곧바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아누틴 총리는 오는 31일∼내달 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불참을 예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는 30일 경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여 만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사전 조율을 위해 미중 무역 대표단은 전날부터 27일까지 쿠알라룸푸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허리펑 중국 부총리 등 무역 협상 대표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의 대중 100% 신규 관세 부과 등에 대해 협의하는 등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사이에 낀 아세안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의 무역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다른 주요 경제국과의 통상 협력 강화를 모색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아세안과 한중일·호주·뉴질랜드로 구성된 거대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이자 중국이 주도해 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를 오는 27일 개최합니다.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캄보디아·미얀마 등지의 범죄단지(사기 작업장) 문제도 이번에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