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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컸던 강릉이, 이번에는 가을장마 때문에 또, 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배추부터 과일까지, 제대로 수확할 게 없어 농민들 마음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 자란 배추밭고랑마다 흥건히 물이 고여 있습니다.
2달 전 관정을 뚫고 스프링클러를 돌리며 모종을 심었던 곳인데 배추가 제대로 크지 못했거나 누렇게 변해 버렸습니다.
10월 들어 22일 넘게 비가 계속된 데다 일조량이 부족해 무름병과 노균병이 번지고 있습니다.
쌈배추는 더 심각합니다.
대부분 물러져 썩어버렸고 수확을 포기한 채 갈아엎은 밭도 있습니다.
[조병주/강릉시 농업인단체협의회장 : 스프링클러가 지금 여기 다 설치돼 있지만 물을 퍼가고 비용이 여느 해보다 많이 들어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또 가을철에 와서 한 20일 동안 비가 오는 바람에….]
누렇게 벼가 익은 황금 들녘 그러나 계속된 비로 수확을 못하면서 벼 낟알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수확 전인 들깨는 깨알이 바닥으로 쏟아져 버렸습니다.
강원 영동의 이달 강수량은 386밀리미터로 평년의 4배에 가깝습니다.
[강상원/마을 주민 : 수확량도 줄고요. 품질이 떨어지게 되면 수매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수매가 안 될 경우에는 농부가 알아서 처리를 해야 되는데….]
과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줄지어 서 있는 대추나무마다 바닥에 대추가 떨어져 있습니다.
빨갛게 익어 당도가 높은 상태에서 계속된 비로 껍질이 터진 겁니다.
가지에 있는 대추도 상당수는 썩어가고 있어 수확량은 평년의 절반에 못 미칩니다.
[권오선/대추 재배 농민 : 당도가 높다 보니까 이슬만 맞아도 열과가 생기는데 3일만 이렇게 이 상태로 있으면 다 썩어버려요. 현재 이 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 2/3는 낙과가 돼서 못쓰게 되지 않겠나.]
지난여름 최악의 가뭄에 이어 유례없는 가을장마가 이어지면서 농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