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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총리 "넥스페리아 문제 해결 노력…칩 공급 차질 안 돼"

백운 기자

입력 : 2025.10.24 02:11|수정 : 2025.10.24 02:11


▲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업 넥스페리아 경영권 박탈에 따른 중국과 갈등 관련,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호프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며칠간 네덜란드와 중국의 경제장관이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몇몇 EU 회원국과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황이 해결되고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차질을 빚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호프 총리는 "넥스페리아(에 관한 비상조치)는 최고경영자(CEO)의 부실경영에 관한 것이지 중국을 직접 겨냥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의 '비상조치'에 대한 중국의 강력 반발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는 중국 최대 스마트폰 조립업체인 윙테크가 2019년 36억달러를 들여 인수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달 30일부로 넥스페리아의 '부적절한' 경영관리를 이유로 '상품 가용성 법'을 처음 발동, 장쉐성 윙테크 회장의 넥스페리아 지배권을 박탈하는 비상조치를 내렸습니다.

이 법을 근거로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민간 기업의 이사회 결정을 무효로 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네덜란드 정부가 넥스페리아 제품의 미국 수출 조건으로 중국인인 장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라는 미국 요구를 따르기 위해 전례 없는 조처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강력히 반발하며 넥스페리아의 중국 내 생산공장과 하청업체들의 제품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맞섰습니다.

넥스페리아 제품의 80%는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는 '공급 대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EU 차원에서 중국 측 조치에 대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잠재적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U의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제정 이후 한 번도 발동된 적이 없는 ACI는 EU와 그 회원국에 대해 제3국이 통상 위협을 가한다고 판단되면 서비스, 외국인 직접 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의 무역 관련 측면 등에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다만 EU 입장에서는 중국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EU 외교관은 AFP 통신에 "중국에 대한 ACI 발동은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벌어지는 상황(수출 금지 발표)을 우리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는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상호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며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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