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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이 비닐로 뒤덮였습니다.
찢어진 벽지도 곳곳 눈에 띕니다.
혈세 320억 원을 들여 지은 여수시립박물관으로, 올해 들어서만 수차례 반복된 누수 탓에 이런 상태가 됐습니다.
지난달 초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천장이 뻥 뚫린 데다가 곰팡이가 범벅이었는데요.
지금은 일단 간신히 땜질식 처방만 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저곳에 널브러진 양동이와 대걸레가 지금 상황을 말해줍니다.
무려 두 달 가까이 보수도 없이 방치됐다는 얘기입니다.
건축업체와 방수업체, 감리업체까지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당장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여수시의 입장입니다.
[여수시 관계자 : 방수업체에 하자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는데 자기는 방수 부문이고 별도 공사했던 건축 공사에 그쪽에도 책임이 있다. 또 감리 부실에 대한 책임도 있다.]
이런 데 책임 한계를 가져야 하는데.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증거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업체별 책임한계를 판단받겠다는 건데, 이 과정까지 무려 두 달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수는 그 이후 혈세 1억 5천만 원을 또 들여 진행하고, 비용은 추후 해당 업체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보전받겠다고 했습니다.
[여수시 관계자 : 변호사를 통해서 증거 보전을 신청할 거고요. 법원에서 증거 보전해서 책임 소재가 어느 정도 나 오면 시비로 또 하자 보수 완료하고 손해 배상 청구할 겁니다.]
결국, 내년 3월까지 미뤄진 박물관 개관 날짜도 기약이 어렵게 됐습니다.
[강규호/여수경실련 공동대표 : (여수시가) 솔직하게 사과하고 앞으로 일을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서 여수시민에게 소 상하게 밝혀서. 지금 박물관 개관이 내년 3월도 어렵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수시의 부실 행정이 초래한 누수 논란에 이어 서투른 대처로 혈세도, 시간도 낭비만 하고 있습니다.
(취재 : 정의진 KBC, 영상취재 : 염필호 K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K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