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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무혐의 외압 의혹' 문지석 검사 "엄희준 지청장, 말장난·거짓말"

박하정 기자

입력 : 2025.10.23 12:49|수정 : 2025.10.23 12:49


▲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문지석 광주고검 부장검사 앞을 지나고 있다.

서울고등검찰청 등 수도권 검찰청들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 중 무혐의 결론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문지석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가 "노동청이 확보한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를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이 (대검찰청에 전달될 보고서에서) 빼라고 했다고 당시 주임검사가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문 부장검사는 "당시 주임검사가 '청장님 지시로, 청장님이 (그 결과를) 빼라고 했다'고 말하는 걸 두 번 들었다"면서 "제가 이 자리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위증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실질심사를 포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엄 지청장이 해당 주임검사에게 쿠팡 무혐의를 지시하지 않았고 주임검사의 의견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 지청장이) 위증 혐의에 걸렸다고 생각이 돼 그 혐의를 모면하기 위해 속된 말로 말장난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직격했습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엄 지청장이 대검찰청에 문지석 부장검사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별도로 보냈기 때문에 대검이 판단하는 데에 문제없다고 얘기하는데 거짓말인가"라고 묻자, 문 부장검사는 "거짓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부장검사는 "당시 엄 지청장과 차장검사와 회의를 했는데, 차장검사가 '대검에서는 부천지청의 공식 의견서 외에는 접수나 검토를 할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엄 지청장이 '대검에서 받지 않겠다고 하면 문 부장이 직접 전달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는데, 엄 지청장은 대검 담당 과장에게 제 의견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저한테 10분 간 폭언을 했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별도로 제가 또 의견을 제출하겠나"고 말했습니다.

대검찰청에서 감찰조사를 받았던 문 부장검사는 "개인이 조직을 상대로 이의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서러움과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면서, 감찰 조서 말미에 자필로 검찰총장을 향해 "너무 억울해서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누가 이 사건에서 잘못을 했는지 낱낱이 밝혀달라고 적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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