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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총리에 선출됐습니다.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우익 성향이 강한 데다, 같은 강성 보수 성향의 일본 유신회와 연립정권을 구성해, 보수색이 더 짙어질 걸로 보입니다.
먼저 문준모 특파원 보도 보시고, 현지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누카가 후쿠시로/일본 중의원 의장 : 다카이치 사나에 씨를 내각 총리로 지명합니다.]
의회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제104대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사실상 총리 선출권을 가진 중의원 1차 투표에서 237표, 과반을 확보해 결선 없이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가 된 지 17일 만입니다.
이시바 총리가 나흘, 기시다 총리가 닷새 만에 총리가 된 걸 감안하면 이례적입니다.
여소야대 상황에다, 26년간 연립정권을 꾸렸던 공명당까지 이탈하면서 총리 지명이 불투명해지자 선거를 늦췄던 겁니다.
그러나 어제(20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 연정에 최종 합의하면서 총리 지명을 사실상 확정지었습니다.
이로써 다카이치 총리는 1885년 일본이 내각제를 시작한 이후 140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됐습니다.
선출 직후 1기 내각 명단도 발표했습니다.
총재 자리를 놓고 겨뤘던 고이즈미 신지로, 하야시 요시마사, 모테기 도시미쓰 의원을 각각 방위상, 총무상, 외무상에 기용해 내부 통합을 도모했습니다.
내각 2인자이자 정부 대변인 격인 관방장관에는 옛 아베파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을 앉혔습니다.
일본유신회는 내각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강경 보수 진영을 대변하며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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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쿄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문준모 특파원, 다카이치 신임 총리가 다음 주 우리나라에 온다고요?
<기자>
네,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신임 총리로 참석하게 됩니다.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이라는 윤곽만 있고 세부 일정은 아직 논의 중입니다.
이 기간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다음 주 초에는 일본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해야 합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미일 관세 협상에 불평등한 부분이 있다면 재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장은 경제 회복을 위해서라도 주변국과의 협력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신중한 외교를 펼칠 거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앵커>
다카이치 체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한일 관계가 다시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 아닙니까?
<기자>
우려되는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특히 과거사나 영토 문제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인데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다카이치 사나에/당시 총재 후보(지난달 27일) :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내각 장관이 당당하게 참석해야 합니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행사에 2013년부터 차관급을 보냈는데, 이걸 장관급으로 격상하자는 겁니다.
또 초선 의원 때부터 식민지배가 침략도 아니고, 국가가 사과할 필요도 없다고 밝혀 왔습니다.
다만 안보 측면에서는 한미일, 한일 관계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당장은 한국을 자극하는 행보를 자제하겠지만 국내 입지가 약해지면 언제든 갈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역시 보수성향의 일본 유신회와 손을 잡았는데, 이 점도 지켜봐야겠죠.
<기자>
이전 연정 상대였던 공명당은 야스쿠니 참배에 반대하면서 자민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거든요.
하지만 유신회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반대하는 등 강성 보수 성향이어서, 새 연립 정부가 외교 정책 방향을 어떻게 잡는지 좀 지켜보면서 신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