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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가져오면 XX로 다리를"…'캄보디아 범죄단지' 잠입했더니 [특종의 발견]

배성재 기자

입력 : 2025.10.21 18:41|수정 : 2025.10.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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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국내 뉴스는 캄보디아 관련 소식으로 가득합니다. 캄보디아에 있는 대형 범죄 단지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 끝에 숨지는 등 한국인 대상 범죄가 속출하고 있단 사실이 드러난 탓입니다. 이들 범죄 조직을 잡고자 국제적인 규모의 단속이 시작되고, 범죄 조직들이 현장에서 도망치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취재를 막 마치고 돌아온 사회부 신용일 기자와 만나 최신 소식을 들어봤습니다.

(진행 : 배성재 / 출연 : 신용일 / 영상취재 : 주용진 / 영상편집 : 소지혜 / 디자인 : 임도희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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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Q. 원구단지, 태자 단지, 망고 단지, 대표적인 범죄 단지 3곳을 모두 다녀왔습니다. 내부 모습은?
세 곳 다 이미 일단 그 조직들은 다 떠난 상태고. 태자 단지는 딱 제가 받은 첫 인상은 허허벌판 위에 세워진 타운하우스 같다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오지죠 오지. 그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고 딱 그 근데 그 섬과 같이 둘러싸여 있는 그 울타리 안에 수많은 건물들이 이렇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제 거기를 큰 성곽의 문을 열고 열리는 순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여기 보면 건물들이 우뚝우뚝 이렇게 서 있는데 그게 다 기능이 있는 건물들이었던 거예요. 예를 들어서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러니까 숙소 개념의 방이 사람들이 잘 수 있는 방이 한 20, 30개가 쭈르륵 한 2 3층 이렇게 꽉 채워져 있는 건물이 있고 또 하나는 사무실. 그러니까 범행을 이제 저지르는 피싱 범행을 저지르는 그 사무실 작업하는 공간 그 건물이 또 따로 있었고. 식당 같은 건물이 또 따로 있고. 이제 저희는 이제 제한된 건물들만 볼 수 있었는데, 그 안에 뭐 술집도 있다고 그러고 이발소도 있다고 그러고. 그러니까 말 그대로 그 안에서 의식주뿐만 아니라 이렇게 경제활동 생활 모든 것들이 다 가능한 공간이 이제 성곽 안에 이렇게 둘러싸여 있었던 겁니다.
제가 협조를 받으면서 잠깐 짬을 내서 영상 기자랑 실제로 범행 조직원들이 묵었던 공간들을 한번 빠르게 한번 훑어봤는데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그 숙소에는 옷가지들이 그냥 그대로 남겨져 있는 것들이 있고 옷걸이 그냥 걸려져 있고 침대 이불 이렇게 헝크러져 있고 옷걸이 막 20개 30개씩 남겨져 있고 맥주 캔들 마신 캔 새로 새 캔 물병 이런 것들이 그냥 너저분하게 이렇게 흩어져 있는 그런 분위기였고요.

Q. 뭔가 이렇게 정리하고 나간 느낌이 아니라 급하게 떠난 흔적이 있더라 이런 말씀인 거죠.
아주 어수선한 그러니까 정말로 말 그대로 급하게 튀어나갔다고 보여질 정도의 그런 것들, 뭐 예를 들어서 그 숙소 앞에 이 슬리퍼들이 이렇게 놓여져 있는데 슬리퍼도 막 이렇게 뒤집어져 있고 한쪽은 없고 한쪽만 남아 있고 막 이런 식으로 상상해 보자면 이 사람들이 다급하게 도망치려고 나가다가 슬리퍼 한 장만 신고 나갔다거나 이런 상상까지 들 정도로 급했던 보더라고요.

Q. 신 기자가 현지에서 보도한 좋은 기사들 중에 캄보디아 경찰이 한국인 범죄자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을 했다. 이런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습니다.
한국인 남성 2명이 한국인 여성 2명을 감금하고 고문하고 인신매매까지 하려고 했다 라는 이제 혐의로 현지 경찰한테 이제 조사를 받게 된 케이스였어요. 핸드폰을 켜서 텔레그램 이거 풀어라 근데 그 한국인 피의자는 내가 지금 정신이 없어서 이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난다 이런 식으로 이제 푸는 걸 거부했다라는 거죠. 그랬더니 현지 경찰이 그 전기 충격기를 가져와서 이제 뭐 팔 허벅지 뭐 이런 것도 이제 신체 일부를 이제 여러 차례 이렇게 지었다, 제가 좀 놀랐던 거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런 전기 충격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이례적인 건 아니다. 왕왕 쓰인다 흔한 편이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건데 그런 것들이 이제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뭐 어렵지 않게 쓰이는 그런 수사의 하나의 기법이다라는 얘기까지 하더라고요.

Q.  경찰이 이런 정도라면 우리가 지금 익히 듣고 있는 어떤 그 범죄 조직들은 그렇죠 상황이 어떨지가 가늠이 안 되거든요.
저희가 현장에서 취재를 해 보니까 한국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이제 한국팀 총책이라는 사람을 저희가 인터뷰를 할 수 있었어요. 이 범행의 기획과 집행과 수금과 이 경영까지 그냥 모든 걸 다 총괄하는 사람인 건데 이제 그 사람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고 자기가 관리하는 그 조직원들도 대부분이 이제 한국 사람인 그러니까 말 그대로 한국팀 총책인 거죠.
비유하자면 이 한국 팀 총책은 한국 지사의 지사장 개념이고, 그리고 그 위에 이제 중국인 회장이 있고. 근데 이제 저희가 상상하기에 총책은 거기서 정말 안하무인으로 자기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총책도 한 한 달 정도 사실상의 감금을 당했었더라고요. 거래 관계에 있는 조선족 총책이 이제 뭔가 이제 돈 사고가 난 거예요. 이 조직이랑 이 조직이 돈 사고가 나면서 돈 사고를 책임을 물어야 되는데 돈 사고를 낸 한국 팀의 명의자라고 하는 대포통장의 명의자라는 사람이 실제로 돈이 이제 소위 말하는 먹튀가 된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조직 측에선 "이 사람이 지금 이 현지에 없으니 너라도 잡아넣겠다"라고 해서 총책을 잡아서 넣은 거죠. 그런데 그 조선족 총책이 너 내일까지 돈을 이 지금 우리가 물린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흉기로 다리 뼈를 분리시키겠다” 뭐 이런 표현을 했다고 하는 거예요. 이런 얘기는 저는 뭐 그런 건 영화에서나 볼 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이었던 겁니다. 실제로 총을 갖고 이제 방 안에 이렇게 돌아다니고. 그러니까 이게 총책이고 뭐고 다 거기서는 의미가 없는 거예요. 왜냐면 예외 없이 뭔가 돈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수가 틀리면 틀리면 그냥 잡아넣는다는 거죠. 마약 상태에서 막 그런 위협을 가하고 자기 방에 가두고 하니까 '아 나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서 이제 도망쳐야겠다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Q. 거의 대부분 중국 조직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맞나요?
비유하자면 이제 지주사가 중국인인 거죠. 지분을 갖고 있는 게 이제 중국 근데 이제 워낙 거기에 이제 조선족이 껴야 되는 이유는 중국인 입장에서는 조선족이 너무 필요한 거예요. 왜냐하면 한국 시장이 너무 큰 거죠. 그들의 범죄 조직의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너무나 써먹을 수 있는 그게 큰 거예요. 예를 들어서 일단 돈이 많고 근데 사고가 덜 나고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좀 점잖고 이러니까 뭔가 그들의 입장에서 리스크를 좀 줄일 수 있는 시장이 이제 한국 시장인 거고. 그런데 이제 중국인이 직접적으로 한국이랑 이제 거래하기에는 뭔가 이제 소통의 문제도 있고 현지화해야 되는 그런 문제들도 있으니, 보통 이제 조선족을 조선족 그걸 껴서 거래를 하는 그런 방식이더라고요. 뭔가 돈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돈이 필요하거나 돈을 찾아야 되는 상황이거나 이런 경우면 그냥 누구 하나 전화해 갖고 시켜서 야 쟤 죽여 하면 죽일 수 있는 그런 지금 분위기와 시스템이 이 구성이 되어 있다라는 거죠.

Q. 지금도 캄보디아에 제발로 가려는 분들이 있어요. 최근에도 이 공항 검색대에서 어떤 분이 잡혀가지고 내 안전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라고 하면서 나가겠다 막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현지에 갔다 오신 취재 기자의 입장으로 이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생각이 갑자기 많아지는데. 제가 현지 취재하면서 느꼈던 건 그냥 딱 한 문장인 것 같아요. 모든 게 목숨 걸고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담보가 생명이에요. 담보가 내 생명, 그 어떤 것도 뭐 가서 내가 뭔가를 좀 잘 풀어내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설득하면 될 수 있지 않을까 내 기지와 내 돌파력으로 뭔가를 그래도 조금 할 수 있지 않을까 좀 리스크 조금 감수하더라도 잠깐만 일해서 돈 바짝 당겨서 돌아오면 되지 않을까라고 하는데라고 생각해서 갈 수 있는데. 그 순간 이제 그 구렁텅이로 빠져 가는 거고 나올 수 없는 거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이제 현지에서 이제 활동하고 있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한마디로 “우린 마이웨이다 가던 길 간다 소나기 잠시 피할 뿐” 막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소나기 잠시 피했다가 우리는 이제 갈 길을 갈 거다 이런 얘기를 하시고. 지금 송환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버버 하다가 뭐 모르고 그냥 구속된 그냥 뭐 속된 말로 잔챙이들이다. 실속 있는 애들 그냥 정말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서 필요한 이 피의자들 핵심 주범들은 살아 있다 활동 중이다 이런 얘기들을 사실 많이 하긴 하죠. 그래서 앞으로 이제 우리 정부도 그렇고 캄보디아 당국이랑 협의를 해서 추가 소환 2차 소환 3차 소환도 해야 되고 아마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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