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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전 문전박대' 아니다?…당사자 "초소서도 쫓겨나" 반박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0.21 06:41|수정 : 2025.10.21 06:41


외교부가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국민을 '문전박대' 했다는 보도에 해명을 내놨지만, 당사자는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A 씨는 지난 4월 시아누크빌에서 탈출을 감행해 12시간 만인 오전 6시쯤 프놈펜 대사관에 도착했지만, 근무 시간인 오전 8시가 안 돼 입장을 거부당했다며 대사관과의 통화녹음 등 영상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A 씨는 20일 연합뉴스에 "외교부는 8시 전까지 대사관 옆 경비초소에서 잠시 머무를 것을 안내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초소에 들어가려 하자 현지인 경비원이 막아서서 들어갈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대사관 측이 정작 경비초소에 A 씨가 잠시 있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연락을 하지 않아, 결국 부지 밖으로 쫓겨났다는 것입니다.

A 씨는 "대사관 앞에 도로가 트여있어 다시 잡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근처 호텔 1층 편의점에 들어가 물건을 2분 간격으로 사고 또 사면서 시간을 끌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호텔의 현지인 경비원에게 물을 사주고 빵을 나눠 먹으면서 '여기 옆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수고한다'라고 계속 말을 걸었다. 그러면서 대사관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대사관 영사가 오전 8시 전에 자신을 만나 조력을 제공했다는 외교부의 해명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오전 6시부터 계속 대기했지만 누구든 (업무시간 전에) 미리 와서 같이 있어 주지 않았다. 오전 8시 전이 아니다. 오전 8시에 딱 맞춰서 왔다"라고 했습니다.

A 씨는 대사관에 들어온 이후 '내부에서 보호해 줄 수 없다'는 설명과 함께 인근 게스트하우스를 안내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대사관과 관련 없는 게스트하우스에 데려다줬다"라며 "비행기 타는 시간까지 게스트하우스에 있다가 출국 전 영사님이 공항까지 바래다줬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캄보디아로 향했다가 범죄단지에 감금됐습니다.

그는 옷 속에 숨겨둔 휴대전화로 대사관에 문자를 보내 구조를 요청했으나, 대사관에서 정확한 위치와 사진을 요구해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저를 감금한 사람들을 잡고 싶어 몰래 지갑에서 이름과 생년월일을 보고 양말에 메모해왔다. 차 번호도 양말에 적어왔다"며 "그런데 대사관에서 의미가 없다고, 못 잡는다고 하더라"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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