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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전쟁 명칭 변경 검토…"비용 8억원 이상"

신정은 기자

입력 : 2025.10.19 05:56|수정 : 2025.10.19 05:56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2년간 가자지구 등지에서 치러온 전쟁의 이름을 바꿔 부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오는 19일 회의를 열어 '철검 전쟁'이라고 부르던 자국의 군사작전 명칭을 '부흥 전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안건을 표결에 부칩니다.

이 안건에는 "철검은 임시 명칭일 뿐"이라며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살인적인 공격으로 시작해 7개 전선으로 확대된 이 전쟁은 앞으로 '부흥 전쟁'으로 불릴 것"이라는 제안 취지가 담겼다고 합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회의에서 이 안건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전쟁이 자국을 기습해 민간인들을 살해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는 차원을 넘어 요르단강 서안, 레바논, 시리아, 예멘, 이라크, 이란의 반(反)이스라엘 세력을 상대로 확전 됐던 것을 강조하려는 표현으로 보입니다.

명칭을 변경하려는 시도 자체가 2년여에 걸친 전쟁이 사실상 종식됐음을 상징하는 움직임일 수도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군이 내놓은 작전명 '철검'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작년 10월 7일 전쟁 만 1년을 추모하는 크네세트(의회) 행사에서도 전쟁명 변경을 제안했지만, 당시 이스라엘의 인질 가족 관련 단체들이 "인질의 귀환 없이 부흥이란 없다"며 단호한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후에도 전쟁 발발 시점인 유대 명절 수코트(초막절)의 마지막날을 가리키는 '심하트토라 전쟁', '10월 7일 전쟁' 등 대안이 제시됐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코트 마지막날에 유대인들이 성서 모세오경 가운데 창세기의 첫 부분을 읽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창세기 전쟁'이라는 이름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전쟁 명칭을 바꿀 경우 총 200만 셰켈(약 8억 6천만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스라엘 제1야당 예시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이 같은 내각의 방침을 두고 "부흥을 원하는가"라며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라, 사과하라"고 지적했습니다.

하마스의 기습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던 이스라엘 정부에 전쟁 책임이 있다는 비판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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