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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뷰] 해외서 먼저 주목받은 '세계의 주인'…17명 아이들의 집단 실종 '웨폰'

입력 : 2025.10.17 16:41|수정 : 2025.10.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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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민용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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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주인

민용준 / 영화평론가
"10대를 가장 잘 그려내는 감독…10대의 복합적인 삶의 현실 그려내"
"'세계의 주인', "이전 작품들에 비해 생각 이상으로 스케일 커져"

● 웨폰

민용준 / 영화평론가
"'웨폰' 긴장감 연출, 마치 문학 작품 같은 구성"
"내가 믿고자 하는 대로 판단하게 되는 이성적인 영화"
"후반부에선 그저 넋 놓고 보게 돼"

● 8번 출구

민용준 / 영화평론가
"미로 속에 갇힌 듯 출구를 찾아야 하는 구성"
"미니멀한 작품이지만 공간 속에서 급박한 연출"
"폐쇄적인 공간 연출 덕분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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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상욱 / 앵커 :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윤가은 감독의 신작 영화 <세계의 주인>이 한국 영화 최초로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됐습니다. 어떤 점 때문에 개봉 전부터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지 세계의 주인 오늘 저희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서늘한 가을 바람과 함께 간담 서늘해지는 공포영화 <웨폰>과 게임을 실사로 만들어서 칸 영화제에서도 주목한 <8번 출구>도 함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관련 내용 민용준 영화평론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어서 오세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안녕하세요.

▷ 편상욱 / 앵커 : <세계의 주인> 어떤 얘기입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일단은 제목이 굉장히 재미있는 데요. 주인이라는 고등학생 소녀가 주인공입니다.

▷ 편상욱 / 앵커 : 주인이 그 주인이 아니고 사람 이름이군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맞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굉장히 좀 활달하고 성격이 좀 털털하고 쾌활한 편입니요. 친구도 많고 남자 학생들과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 왈가닥 같은 성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인기도 많기도 하고 늘 주목받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제 앞두고 진로 선택을 해야 하는데 너는 희망 사항이 뭐냐라고 담임이 물어보니까 하는 얘기가 사랑 이런 얘기를 합니다. 사랑을 할까. 뭐 이런 얘기를.

▷ 편상욱 / 앵커 : 사랑? 장래희망이 사랑이에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약간 약간 장난기도 있어 보이고요 농담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런 이 친구가 워낙 활달하다 보니까 주변에 별로 갈등 선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떤 한 남자 아이와 이제 결국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 이유가 그 동네로 아동 연쇄 성 폭행을 벌인 범죄자가 드디어 교도소에서 수감을 끝내고 동네로 오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 친구가 어린 여동생이 있는 남자아이입니다. 소호라는 친구인데 이 친구가 서명을 받는 겁니다. 학교에서 약간 이 사람이 동네에 못 오게 하면 어떻겠냐는 취지에서 서명을 받는데 주인이라는 아이가 유일하게 그 서명을 거부하게 되고요.

▷ 편상욱 / 앵커 : 왜 그러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약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그 친구 사이에서 어떤 갈등이 벌어지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 뭔가 주인이라는 아이의 내면에 있는 무언가가 하나하나씩 이제 관객 입장에서는 알아가게 되는 그런 과정이 이제 펼쳐집니다.

▷ 편상욱 / 앵커 : 아동 성추행범이라니까 뭐 저는 언뜻 조두순 씨가 생각이 나는데 저 같으면 서명할 것 같은데 왜 주인이는 서명을 거부하는 거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명확하게 말씀드리면 주인공의 말을 빌려보면 이 취지는 알겠는데 틀린 말이 있다고 해요. 왜냐하면 그 서명을 받는 그 종이에 뭐라고 적혀 있냐면 이 피해자들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기 때문에 삶을 회복할 수 없다.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가 제기하는 어떤 반론은 물론 피해를 보는 건 좋은 일은 아니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라는 말이 맞냐 그러면 영원히 이 사람들의 삶을 회복할 수 없는 게 맞는 얘기냐. 이런 이야기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런 문장이 있는 이상 나는 여기에 서명하기가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게 어떻게 보면 피해자다움 혹은 당사자성에 대한 이야기를 지목하는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은 늘 우울해야 하고 늘 울고 있어야 하고 이런 부분들이 약간 벗어나면 당신이 왜 웃고 있죠? 피해자가 맞나요. 이런 식의 질문이 넘어오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어린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이런 지적을 하는 거예요. 이건 어떻게 보면 이 친구가 속이 깊어가는 얘기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이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좀 생각하게 된 측면이 있는 거죠.

▷ 편상욱 / 앵커 : 이 영화가 가장 현실감 있게 10대들의 삶을 그려냈다. 이런 평가를 받더군요.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어떻게 보면 좀 도전적인 지점도 있는데요. 영화가 어떻게 시작하냐면 10대 아이들끼리 굉장히 격렬하게 키스를 하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주인이라는 아이가 굉장히 연애를 열심히 활발하게 하는 아이예요. 심지어 어머니가 어떤 얘기를 하냐면 주인이 연애 좀 살살하지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럴 만큼 이 아이가 굉장히 자유로운 어떤 연애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가 그 10대 아이들이 이런 일을 하더라라고 그냥 문장으로만 생각을 하지 그런 모습들을 실제로 못 보잖아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진짜 현실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기는 하는데 다만 이 영화가 단순하게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 영화는 아니라는 거죠.

▷ 편상욱 / 앵커 : 제목이 <세계의 주인> 여기서 주인이가 단순한 사람 이름만 뜻만 갖고 있는 건 아니겠군요. 이중적인 의미겠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맞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 윤가은 감독의 말을 좀 빌려야 할 것 같은데요. 이 주인이라는 아이는 결과적으로 이 세계에서 어떤 한 지점을 차지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좀 만들어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10대 소녀가 결국 어떻게 어른이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그 나이대는 그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도 하죠. 그런데 단순하게 세대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정말 이 한 개인이 속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두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이 친구를 둘러싼 환경 경들을 둘러보게 된 이야기로 확대가 됐는데 그 주변에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혹은 선생님도 있고 혹은 다른 여타의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의 시선을 빌려서 그 사람들의 내면을 알게 되면서 주인의 주변 관계들을 하나하나씩 알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인들을 알게 되니까 주인이라는 아이가 훨씬 더 뚜렷하게 보이는 측면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에는 이 영화가 세계의 주인 주인의 세계가 아니라 왜 세계의 주인인가 생각해 보면 주인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면 결국 주인에게 접근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 편상욱 / 앵커 : 그렇군요. 이 작품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 봉준호 감독이 한국 감독 중에 차세대 거장이다. 이렇게 꼽은 인물이라고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봉준호 감독이 전 세계에서 아이들을 제일 잘 연출하는 3대 마스터로 꼽은 적이 있어요. 이란의 아파 키아스타이라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영화를 만든 감독 그리고 고레에다루카지는 워낙 유명하잖아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찍은 영화가 많죠. 그런데 세 번째로 꼽은 감독이 바로 윤가은 감독입니다. 심지어 봉준호 감독이 영국의 하이트 앤 사운드라는 굉장히 유명한 영화 매체가 있거든요. 거기서 약간 객원 에디터를 할 때 차세대 거장으로 꼽을 수 있는 감독 20명을 꼽은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 유일하게 꼽은 한국 감독이 바로 윤가은 감독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번 영화를 저도 보면서 좀 많이 놀랐던 게 그 전작인 <우리들>이나 <우리 집> 같은 작품도 있어요. 그 작품들은 거의 약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그 주인공으로 둔 작품들인데 굉장히 그 회계를 정말 치열하면서도 면밀하게 다루는 그 관점에 어떤 놀라움이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10대 소녀를 다루고 있는데 생각 이상으로 스케일이 커진 느낌이 들어요. 뭔가 단순히 그 아이들의 어떤 시선과 관점을 빌리는 것을 넘어서 이 아이가 결국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고 사회에 어떻게 호흡하는가를 바라보는 그래서 저는 아마도 도 윤가은 감독이 앞으로 한국에서 최초로 거장으로 불릴 수 있는 여자 감독이 되지 않을까 여성 감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면서 저도 그런 생각을 조금 했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알겠습니다. 다음 작품 <웨폰> 좀 짚어보죠. 포스터 좀 보여주실래요. 포스터가 굉장히 좀 무섭답니다. 가을의 공포영화 관객들을 더 서늘하게 만든다는데 이 영화 어떤 이야기 담고 있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일단은 굉장히 좀 흥미로운 지점이 있는데요. 새벽 2시 17분에 한 마을에서 아이 17명이 사라집니다. 그런데 지금 방금 보여드렸던 포스터처럼 그 아이들이 이렇게 날개 마치 양파를 날개처럼 펴고 달려가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정말 이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결국 학부모들이 모여서 이 같이 무슨 이런 토론회를 하는데 문제는 이 아이들이 같은 반에 학급에 있었던 아이들인 겁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그 학급에서 한 아이만 남아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 학급의 교사가 며칠 전에 부임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왠지 저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지탄이 되게 됩니다.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어떤 음모론이 형성이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그 선생은 선생대로 약간 문제가 생기고 항생은 또 유일하게 남겨진 아이가 의심스러운 겁니다. 그 아이를 두고 또 굉장히 의심을 시작하는데 이상한 좀 쫓고 쫓기는 추격전 같은 어떤 심리의 추격전이 벌어지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어느 날 정말로 갑자기 진짜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 편상욱 / 앵커 : 그거는 스포일러라서 말씀해 주실 수 없는 거고요. 이 긴장감을 이 영화만의 특유의 연출과 구성으로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런 평가가 있더군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사실 이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는 게 뭐냐 하면 약간 문학적인 느낌이 있어요. 왜냐하면 챕터가 구분이 돼 있는데 그 챕터의 제목이 각각의 시점을 장악하고 있는 인물의 이름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그 인물들이 그 시점으로 그 사건을 바라보는데 약간 그 챕터 안에서 중첩되는 게 있거든요. 중첩될 때마다 보면 이 인물이 바라보는 정보와 이 인물이 바라보는 정보의 약간의 오차가 생겨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내가 바라보는 대로 기억하게 되는 어떤 현상 같은 게 이제 이 영화에서 발견이 되는 거죠. 그러면서 결국에는 내가 믿고자 하는 대로 내가 판단하는 대로 믿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간의 어떤 오류 같은 것들이 벌어지는데 이런 지점에서 굉장히 이성적인 영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후반부에 가면 초자연적인 형상과 이 영화가 맞물리면서 갑자기 괴랄한 느낌으로 변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관객들 입장에서는 정말 뭔가 미사일이 날아서 터진 것처럼 그냥 멱살 잡히면서 끌려가는 그런 느낌이 있는 그런 장르물이에요.

▷ 편상욱 / 앵커 :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하나만 꼽자면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사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사회적으로 이런 영화들을 뭔가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그냥 한 2시간여 동안 넋 놓고 보게 되신 영화가 될 겁니다. 무서운 영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냥 영화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이런 장르 영화가 있구나. 그리고 굉장히 똑똑하면서도 참신한 영화다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편상욱 / 앵커 :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영화 <8번 출구>입니다. 전 세계 누적 조회 수 190만 회를 기록한 같은 이름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요.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 뭔가 게임 안에 들어 있는 느낌인데 어떤 영화입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말씀하신 것처럼 이 영화는 원래 게임이 원작입니다. 재미있게도 1인 제작자인 인디 게이머가 인디 제작자가 이 영화를 만들어서 굉장히 센세이션한 그런 현상을 일으킨 일본 게임이에요. 그런데 이걸 영화로 옮긴 거고요. 그만큼 게임의 인기에 편성해서 영화가 또 역시나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자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목 그대로 8번 출구에서 결국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야기인데 8번 출구가 계속 나오지 않기 때문에 뱅뱅 돌아야 하는 남자의 사연입니다. 그리고 그 출구로 나가려면 어떤 이상 현상을 찾아서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거나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약간 실수하거나 착오를 일으키는 거예요. 그러면 갑자기 숫자가 0에서 8까지 가야 되는데 1에서 다시 0이 된다든가 6에서 0이 된다든가 이런 일이 되는 겁니다.

▷ 편상욱 / 앵커 : 영화가 지금 1시간 반이 러닝타임도 넘는데 이 게임이라는 건 원래 사실 스토리가 없는 거잖아요. 어떻게 영화를 이끌어 갈까 이게 약간 걱정이 되네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어떻게 보면 이 영화가 굉장히 미니멀한 작품이거든요. 공간도 계속 한 공간에서 일어나요. 그러다 보니까 인물도 적고 정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영화를 이제 감독을 맡은 카하무라 켄키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게임은 결국에는 어떤 설정과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에 내가 마음껏 스토리를 붙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이야기를 한 거예요. 결국에는 주인공이 되는 인물에게 어떤 서사를 붙이는데 이 인물에게는 전 여자친구가 갑자기 임신했다는 전화가 들려오는 상황이 되고 그것 때문에 고민을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어딘가 갇혀버린 겁니다. 결국 그것이 이 사람이 거기에 갇혀 있는 이유도 되겠지만 탈출해야 하는 명분도 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관객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동화될 수 있는 그런 여지를 주는 거죠.

▷ 편상욱 / 앵커 : 이 제목이 <8번 출구> 8이라는 숫자가 사실은 은 일반적인 무한루프를 상징하는 거잖아요.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이런 의미도 있는 겁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8자를 동원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말씀신 바가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에는 계속 0부터 7까지 진전이 되고 마지막 8에 도달해야 하는 이야기인데 그 갑자기 그 똑같은 공간을 가다가 뭔가 공간에서 뭔가 변화 하나를 감지해서 계속 이제 그 숫자를 늘려나가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는 단순한 어떤 퀴즈만 나오는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심리를 교란하는 일도 생기기도 하는데 관객 입장에서는 내가 지금 뭔가 단순한 걸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계속 뭔가 폐쇄적으로 몰입해 있다는 그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는 겁니다. 그게 약간 이 영화를 게임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측면도 있거든요.

▷ 편상욱 / 앵커 : 굉장히 한정적인 장소에서 별다른 분장이나 의상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데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 깊으셨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이 영화가 3개의 챕터로 구성이 돼 있어요. 첫 번째는 헤매는 남자로 주인공이 나오고요. 두 번째는 걷는 남자라고 지금 화면에 나왔던 굉장히 머리가 벗겨져 있는 그 남자가 계속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말도 없고 그냥 무표정하게 걷기만 해요. 그런데 두 번째 챕터에서는 이 남자의 사연이 나오거든요. 이 남자도 그냥 일반적인 그냥 게임 캐릭터가 아니었구나. 생각이 드는데 세 번째에서는 이 소년이 나와요 . 그 소년이 나오면서 갑자기 이야기가 확 확장되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그 순간에 이 친구가 알고 보면 이 게임 안에서 모든 걸 가장 제대로 보고 있었던 어떤 측면의 캐릭터인 거죠. 그런데 그 상황에서 이 아이가 이 남자와 맞붙으면 그 사연이 증폭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승전결을 만들어내는 측면에서 단순한 게임을 영화로 만들어내는 굉장히 노고가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 편상욱 / 앵커 : 그렇군요. 어쨌든 대단히 독특한 작품이면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민용준 영화평론가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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