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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벼르고 있었다…캄보디아 온라인사기기업 코인 21조 원 압류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0.15 08:25|수정 : 2025.10.15 08:25


▲ 미국 재무부

미국과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 등지를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며 전 세계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내고 인신매매한 노동자들을 고문하는 불법 스캠(사기)센터를 운영해온 조직을 제재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한국 젊은이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해 감금한 뒤 자신들의 범죄에 동원하고, 고문·살해까지 한 일당의 범죄와 피해 실태가 최근 한국 사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도 유사한 조직에 주목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제재 대상은 '프린스 그룹'(Prince Group)과 그 회장인 천즈입니다.

영국 정부 성명에 따르면 프린스 그룹은 캄보디아 등지에서 광범위한 사업을 하는 업체입니다.

천즈와 이 업체는 카지노와 스캠 센터로 사용되는 단지를 건설하고 대리인을 통해 운영에 관여합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천즈는 1987년 중국에서 태어났고 빠르게 부를 축적하며 캄보디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고 키프로스와 바누아투 시민권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프린스 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진베이 그룹', 진베이·프린스 그룹과 연계된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 거래소'도 제재 대상입니다.

영국 정부는 '골든 포천 리조트 월드'(Golden Fortune Resorts World)도 제재 대상으로 올리면서 프린스 그룹 자회사가 건설하고 '기술 단지'로 위장한 프놈펜 외곽의 대규모 스캠 단지의 배후 회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천즈를 비롯한 이들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사업체를 두고 런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해 왔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런던의 1천200만 파운드(약 230억 원)짜리 저택과 1억 파운드(1천900억 원)짜리 사무용 건물, 아파트 17채가 포함됩니다.

제재로 이들 사업체와 부동산은 즉각 동결되며 천즈 등은 영국 금융체계를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동남아의 스캠 센터들이 가짜 구인 광고로 외국인들을 폐쇄된 카지노나 특수 목적 시설로 유인하고 고문으로 위협하며 온라인 사기를 자행하도록 강요한다고 밝혔습니다.

사기 방식에는 범행 표적과 친분을 쌓으면서 점점 더 큰 돈을 사기성 암호화폐 계획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도 포함됩니다.

겉보기에 합법적으로 보이는 사업이나 온라인 도박 플랫폼 등으로 돈을 세탁한다고 합니다.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은 "이런 끔찍한 스캠 센터의 배후에 있는 자들은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망치면서 그 돈을 묻어두기 위해 런던의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서 천즈 회장을 비롯한 이 그룹과 관련해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또 미 법무부는 천즈 회장을 온라인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피고인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파악된 범죄 사실만으로 재판에 회부한 것인데, 유죄 확정시 최대 4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또 천즈 회장이 보유해온 약 150억 달러(약 21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7천271개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가 이 비트코인을 압류 중인데, 이는 법무부 역사당 최대 규모의 압류라고 법무부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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