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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새벽에 집합" 수면제 달고 사나…숨이 '쌕쌕' 주애 조기 등판 이유?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입력 : 2025.10.14 17:40|수정 : 2025.10.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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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사망한 김정일뿐 아니라 지금의 북한 집권자인 김정은도 야행성이다. 주로 밤에 활동한다 이런 얘기는 좀 많이 알려져 있죠. 그런데 최근에 김정은이 새벽 시찰을 나간 모습이 다시 포착이 됐습니다. 지난달 23일 날 준공을 앞둔 평양종합병원을 시찰한 장면인데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병원 시찰은 어두운 밤에 거리에 인적이 드물 때 이루어졌습니다. 로비에 걸린 시계를 보니까 3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새벽 3시 40분이라는 얘기겠죠. 김정은이 입원실을 둘러본 시간은 4시 10분, 병원 복도를 걸을 때는 5시 37분을 표시하는 디지털 시계가 포착이 됐습니다. 병원 옥상에 올랐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았는데 김정은이 새벽부터 동이 틀 때까지 병원을 시찰한 걸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새벽 시간에 이렇게 간부들을 불러 모아 놓고 일을 한 거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2년 5월에 정치국 회의가 열렸는데요. 이때도 회의가 어두운 밤에 열렸어요. 김정은이 입장할 당시에 머리 위에 걸린 시계를 보니까 2시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새벽 2시에 회의가 시작됐다는 얘기겠죠. 국가정보원은 지난 2023년에 김정은이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고한 바가 있습니다.

[유상범/2023년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 : 해외에서 최고위급 인사의 불면증 치료를 위한 졸피뎀 등 최신 의료 정보를 집중 수집하고 있는 점을 들어서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김정은은 1984년생으로 현재 만 41세입니다. 키 170에 몸무게 140 정도로 보고 있는데 초고도 비만이죠. 아직은 젊으니까 버티고는 있는데 건강 상태가 좋을 리는 없어요. 30대부터 고혈압, 당뇨 증세를 앓고 있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는데 과거에 국정원이 보고했던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성권/2024년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 : 30대 초반부터 고혈압과 당뇨 증세가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현 건강 상태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에는 가족력인 심혈관계통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고 합니다.]
 
[박선원/2024년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 : 기존의 약으로만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도 일부 있지 않겠느냐 하는 추정이 있었습니다. 즉, 기존 약재가 아닌 다른 약재도 찾고 있는 동향이 포착되었다]

김정은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김정은을 직접 봤던 사람의 증언 내용도 중요하겠죠.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김정은을 직접 만났을 때의 느낌을 SBS와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요. 리 전 참사의 증언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저는 가까이에서 봤을 때  (여러번 말씀을 드렸지만) 얼굴이 너무 새빨갛고 정상이라고는 생각이 안 되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는 호흡이 숨소리가 너무 심하게 숨 항상 차고]

그렇다면 김정은이 왜 이렇게 초고도 비만이냐 스트레스도 있고 술 담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그런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김정은이 유난히 담배를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 김정은이 아이들이 수업하는 교실을 참관을 했는데요. 교실 안인데도 김정은 옆에 재떨이와 담배가 놓여 있습니다. 또 지난해 7월에 압록강 범람으로 큰 피해를 당한 신의주 일대를 김정은이 보트를 타고 시찰을 했는데요. 보트 위에도 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있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2023년 4월에는 국가우주개발국이라는 곳을 현지 지도를 했는데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김정은 옆에서 성냥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김정은 옆에는 의사가 24시간 붙어 다니겠지만 뭐 초고도 비만에다가 계속 담배 피우고 그러니까 건강에 좋을 리는 없겠죠. 김정은 본인 자신도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건강 관리를 일부 시도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2021년 6월에 김정은이 상당히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140인데 좀 몸무게가 빠져서 나중에 국정원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kg 정도를 뺀 것 같다. 그러니까 120으로 몸무게가 줄어서 나타났어요. 그런데 몇 개월 있다가 결국 요요 현상으로 몸무게가 되돌아갔습니다. 체중 조절에 실패한 거죠. 그러니까 이 살을 빼는 것도 힘들지만 뺀 살을 유지하는 게 더 힘들다고 그러잖아요. 김정은도 결국 다이어트를 통해서 건강 관리를 하려고 했지만 그 건강 관리가 실패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김정은이 최근 들어서 어린 딸 김주애 2013년생인 만 12살에 불과한 김주애를 데리고 다니면서 후계자 수업을 하고 있잖아요. 왜 이렇게 어린 김주애를 벌써 등장시켰느냐라는 부분을 김정은의 건강과 연관 지어서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어린 김주애를 빨리 등장시킨 이유는 여동생 김여정의 권력을 누르기 위한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북한에서 실질적인 2인자는 누구냐 하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라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김정은이 유고 상태에 처하면 김여정이 권력을 잡을 거다 이렇게 보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김주애가 등장을 하면서 김여정의 권력이 상대적으로 이제 왜소해졌고 김정은이 준 메시지는 내 다음 권력은 여동생이 아니라 내 자식한테 간다라는 걸 확실히 한 측면이 있어요. 그렇더라도 김정일이 왜 이렇게 빨리 김주애를 등장시켰느냐 하는 의문이 남죠. 이 부분은 김정은 자신도 자기가 워낙 살이 쪄 있고 건강이 안 좋다 보니까 내가 갑자기 쓰러졌을 경우에 내 다음의 권력 체계는 어떻게 해야 되지라는 불안감이 좀 있는 것 같고 이런 측면에서 김주애를 빨리 등장시킨 측면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건강이 이렇게 좋지 않다라면 지금 당장 김정은이 쓰러질 정도로 위험한 수준이냐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가 있겠죠. 근데 지금 2025년 10월의 시점에서 김정은의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노동당 창건 80주년이라는 북한에 굉장히 큰 행사가 있어서 여러 가지 대규모 행사가 있었잖아요. 외빈들도 많이 오고 베트남 서기장도 만나고 중국 총리도 만나고 김정은이 여러 일정을 소화를 했는데 큰 무리 없이 소화를 했고요. 또 최근에 여러 가지 행사에서 김정은이 직접 연설도 많이 했는데요. 긴 연설을 무리 없이 소화를 했습니다. 즉 이런 걸로 보면 지금의 시점에서 김정은이 당장 쓰러질 수도 있을 건강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종합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김정은이 건강에 잠재적인 불안 요소를 갖고 있지만 지금 당장 위험한 상태는 아니다 이 정도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김정은의 건강 문제나 김주애의 근황 이런 부분을 계속해서 주시해서 봐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취재 :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구성 : 이호건, 영상편집 : 이승진, 디자인 : 임도희,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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