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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90분가량 침묵…민주·국힘, 격한 설전

배준우 기자

입력 : 2025.10.13 16:05|수정 : 2025.10.13 16:05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조희대 대법원장 이석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질의 여부를 놓고 시작부터 여야가 맞붙었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정회 때 국감장을 떠나기까지 질문을 던지려는 여당 의원들과 이를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부당한 공격이라고 따지는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격한 설전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조 대법원장은 국감장에 출석해 관례대로 기관장으로서 미리 준비한 인사말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후 조 대법원장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이석 허가를 받지 못해 자리를 뜨지 못했고, 추 위원장의 의사 진행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됐습니다.

민주당은 국회의 국정감사 조사권을 근거로 조 대법원장을 강도 높게 압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삼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을 존중하기 위해 조 대법원장이 관례대로 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추 위원장의 의사 진행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의 국감장 증인 선서는 없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약 1시간 30분가량 국감장에 앉아 "한덕수 총리를 만난 적 있나 없나"(민주당 박균택 의원), "윤석열과 만난 적이 있나. 무슨 얘기를 나눴나"(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의 추궁을 듣는 내내 침묵했습니다.

그는 오전 11시 39분쯤 추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자 국감장을 떠났습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추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의사 진행을 계속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회의 시작 전 인사말을 통해 헌법 등을 거론하면서 "저에 대한 이번 국감의 증인출석 요구는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 과정을 놓고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법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떤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데에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을 제외하고는 의원들의 질의에 일절 답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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