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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퀄컴 조사는 신고 없이 기업 인수했기 때문"

김민표 기자

입력 : 2025.10.12 18:16|수정 : 2025.10.12 19:18


미중 관세 갈등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세계적인 반도체업체인 미국 퀄컴의 기업 인수에 '반독점 조사'로 제동을 건 중국 시장 당국은 '인수 포기' 의향을 밝혔던 퀄컴이 신고 없이 돌연 기업을 인수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 책임자는 퀄컴에 대한 조사가 "시장감독관리총국이 '반독점법'에 따라 전개하는 일상적 법 집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책임자는 퀄컴이 2023년 5월 이스라엘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오토톡스'(Autotalks) 인수를 발표했고,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에 따라 종합 평가를 했다며 "이 사안이 비록 신고 기준에 미치지는 않지만 경쟁 배제·제한의 효과가 있거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2024년 3월 퀄컴 측에 인수 신고를 요구하면서 미신고·미승인 상태에서는 기업 결합을 해서는 안 된다고 통보했고, 퀄컴은 이틀 뒤 서신을 보내 인수를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6월 퀄컴이 중국에 신고하거나 중국 당국과 협의하지 않은 채 오토톡스 인수를 마쳤으며, 이 때문에 반독점 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 책임자는 설명했습니다.

2008년 이스라엘에 설립된 오토톡스는 자동차 분야 V2X(차량-사물 간 통신) 전문 반도체 팹리스로, 올해 6월 미국 퀄컴에 인수됐습니다.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 10일 관영매체를 통해 퀄컴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음을 공식화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퀄컴 조사에 앞서 미중 양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진행 중이던 지난달 15일 미국 엔비디아의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추가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2020년 조건부로 승인했던 인수에 갑자기 제동을 건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미국 반도체 선도 업체를 겨냥해 잇따라 조사를 벌이는 상황을 두고 미중 관세 갈등 상황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등과 함께 대미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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