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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100% 추가 관세"…APEC 회동 무산되나

이한석 기자

입력 : 2025.10.11 20:05|수정 : 2025.10.1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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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토요일 8시 뉴스는 재점화하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서 중국에 100%에 달하는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습니다. 이달 말로 예정됐던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관세 휴전'을 맺고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미중 간 갈등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첫 소식, 워싱턴 이한석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사실상 독점 생산 중인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에 대해 상당히 불길하고 적대적인 움직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은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적대적 명령에 대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재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6시간도 지나지 않아 보복 조치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 아시다시피 이건 제가 선동한 게 아니에요. 그냥 중국이 한 일에 대한 대응일 뿐이에요.]

우선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평균 55% 수준인 중국산 제품의 관세가 155%로 대폭 늘어나는 겁니다.

또, 같은 날부터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항공기 부품 등 추가 수출 통제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 우리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건은 비행기입니다. 중국은 보잉 비행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부품과 그런 것들이 많이 필요하죠.]

트럼프 대통령은 또,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회담 취소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미중 관세 전쟁 재발 우려에 뉴욕증시는 미국 빅테크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천100조 원 넘게 증발하며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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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워싱턴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한석 특파원, 관세 협상이 원만하게 타협점을 찾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이유가 뭡니까?

<기자>

사실 양국 사이에 최근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돼 왔습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라는 기습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또, 14일부터는 미국 관련 선박에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하는 등 압박 카드를 연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죠.

중국계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TP링크의 미국 영업을 제한했고, 미국을 오가는 중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양국이 맺은 관세 휴전 합의는 중국의 희토류,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풀자는 게 골자였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광범위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냈고, 미국이 100% 추가 관세라는 초강력 제재에 나서면서 미중 갈등이 재점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중국 측 반응은 나왔습니까?

<기자>

토요일 휴일이다 보니까 중국 정부 공식 반응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다만 중국 언론 펑황망은 사설을 통해서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다른 나라들은 반격할 힘이 없지만, 중국에는 반격할 지렛대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트럼프는 충동적으로 발작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이 희토류라는 독점적인 무기가 있는 만큼, 트럼프 1기 첫 관세 전쟁 때처럼 수세적인 자세로 나서지는 않을 거다, 이런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이런 분위기면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취소했느냐 이런 질문을 받았는데, 답변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 아니요, 미중 정상회담을 취소한 적은 없지만, 회담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어쨌든 APEC 회의에는 갈 거니까, 아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경주 APEC에 오긴 올 것이고, 시 주석을 만날 수도 있다, 이렇게 여지를 뒀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서 어떤 접근을 해오는지에 따라서 미국의 대응 수위, 완급을 조절하겠다 이런 기류로도 읽힙니다.

두 패권국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지, 아니면 다시 관세 전쟁에 돌입할지 APEC 정상회의까지 남은 20일이 골든타임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장진행 : 오정식,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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