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단독] "넌 도대체" 원장의 발길질…A4 한장 경고로 끝

박하정 기자

입력 : 2025.10.10 20:17|수정 : 2025.10.10 21:37

동영상

<앵커>

보건복지 분야의 인재 교육을 담당하는 한국보건복지 인재원의 원장이, 직원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정부 감사에서 폭행 사실이 인정됐는데도, 원장은 엄중 경고한다는 내용의 서면 경고만 받았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박하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의 직원 A 씨는 원장 B 씨의 호출을 받았습니다.

직원 A 씨는 원장 B 씨와 다른 기관장의 면담을 급하게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을 문제 삼은 원장 B 씨가 원장실에서 자신을 폭행했다고 직원 A 씨는 증언했습니다.

[A 씨/한국보건복지인재원 직원 : 원장님이 이제 저한테 '너는 도대체 의전이란 걸 알고 있는 거냐'(라며) 화를 버럭버럭 내시면서 이제 막 발길질하게 되신거죠.]

보건복지부가 올해 5월, 복무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원장 B 씨는 폭행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A 씨/한국보건복지인재원 직원 : (원하는 건) 폭행사실 인정과 사과, 이거였는데 이행되지 않고 있었던 거죠.]

지난달 작성된 복지부의 감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동석했던 다른 직원의 증언 등을 토대로 "폭언과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걸로 판단된다"고 적시했습니다.

이를 넘겨받은 복지부 감사자문위원회도 발길질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결론 냈습니다.

자문위는 특히 보고서에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초래한 것이 인정되고, 기관장으로서 품위 손상 행위를 했다"고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엄중 경고한다'는 내용의 A4 한 장짜리 서면 경고로 징계 절차는 끝났습니다.

인재원법 등에 따라 기관장 징계는 해임만 가능한데, 해임은 과하다고 판단해 서면 경고만 했다는 게 복지부의 해명입니다.

[김남희/국회 보건복지위원 (민주당) : (해임 외엔) 다른 징계 규정이 없어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개선 방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원장 B 씨는 SBS에 자신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는데, 폭행을 인정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김용우,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이종정)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