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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라!" 위협받는 이웃들…도 넘은 시위 '한숨'

신정은 기자

입력 : 2025.10.06 20:11|수정 : 2025.10.0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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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 곳곳에서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최 측은 집회의 본질이 혐중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는 분위기에 지역 사회와 이웃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평일 저녁 보수성향의 민초결사대가 주최하는 '멸공행진' 집회.

참가자들은 주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시위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서울 명동과 대림동 등 관광객이나 중국인, 중국동포들이 많은 곳에서 중국과 중국인을 겨냥한 혐오를 대놓고 표출하는 겁니다.

[차이나 아웃! 꺼져라!]

[명동 노점상 상인 : 두 달 동안 우리 장사 못했어요. 장난 아니었어요. 내가 봤을 땐 심할 정도로.]

도를 넘은 혐오 시위에 당국도 강력 조치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명동길과 주한중국대사관 근처 100m 이내를 '집회제한 통고'를 내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집회는 이렇게 명동 상권을 지나지 않고 시청 방향을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최 측은 집회의 본질은 혐중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인 비하 피켓들이 보이고, 일부 참가자는 욕설까지 합니다.

[너희들 다 중국으로 가! 짱○들 다 물러가!]

자국민 역차별 문제에 공감해 시위에 참가했다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멸공집회' 참가자 : 수능 4, 5, 6등급인데도 서울대에 갈 수 있고. 제주도도 땅을 64%가 중국인들이 매입을 한 상태거든요.]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의 배경에 귀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SNS에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이 많습니다.

오해가 혐오로 이어지고, 혐오는 정치적 구호와 결합해 갈등을 부추기는 겁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와 이웃들의 몫입니다.

[이수웅/대림동 거주 한국인 : LA 가면 한국 사람들이 여기나 마찬가지 아냐. 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 나가라고 하면 좋겠냐고.]

대림동에서는 혐오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동욱/대림동 중국동포상인회 대표 : 지역 경제를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주민 간의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혐오의 표출은 결코 표현의 자유가 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구정우/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자국민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만약 있다고 그러면 대처해야 할 것이고. 더 중요한 건 이건 분명 혐오이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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