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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장관 "시카고는 전쟁터"…주지사 "정부가 전쟁터 만들어"

최희진 기자

입력 : 2025.10.06 17:24|수정 : 2025.10.06 17:24


▲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이민 단속 관련 시위와 주 방위군 배치 등으로 최근 위기감이 고조되는 시카고를 '전쟁터'로 지칭하며 자치단체장들을 비난했습니다.

놈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알면서도 현장 상황에 대해 거짓말하는 지도자는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의 도시는 전쟁터다. 존슨 시장은 범죄자들이 시카고로 가서 사람들의 삶을 망칠 수 있도록 (현장 상황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존슨 시장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자 단속과 주(州) 방위군 배치 등을 "정신 나간, 유해한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해왔습니다.

미국에서 각 주가 보유한 군대인 주방위군은 평상시에는 주지사에게 지휘권이 있지만, 유사시에는 대통령의 지시로 연방정부 차원에서 동원될 수 있습니다.

이날 놈 장관의 인터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리노이주방위군 병력 300명을 시카고에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놈 장관은 이 조치를 두둔하면서 "주민들은 우리가 들어간 도시가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주민들은 훨씬 안전해졌다. 우리가 도착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카고 거리에 있던 범죄자 수천 명을 잡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발언에 일리노이 주지사는 발끈했습니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곳을 전쟁터로 만드는 것이 바로 그들(연방정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최악 중의 최악의 범죄자'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면, 저들은 바로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주방위군 투입 결정에 대해 "완전히 터무니없고 비(非)미국적이다. 우리의 의지에 반한다"고 비판했었습니다.

최근 미국 제3의 도시이자 일리노이주 최대도시인 시카고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격렬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날에는 시카고 남서부 지역에서 이민단속 요원이 한 미국 시민권자에게 총을 쏴 다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총격 피해자는 여성으로, 반자동 총기로 무장한 채 이민단속 기관을 위협하는 행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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