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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굴기'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절반 차지

박재현 기자

입력 : 2025.10.06 10:02|수정 : 2025.10.06 10:02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봉쇄책에 직면하며 반도체 굴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는 중국에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액의 절반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T파인드 웹진에 실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5년 중국은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302억 5천만 달러를 성사하며 글로벌 투자액 571억 9천만 달러 중 52.9%를 차지했습니다.

투자 라운드 건수로는 1,130건으로 38.2%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은 반도체 스타트업당 평균 투자 금액 역시 6억 7,100만 달러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687건(23.2%), 투자액 113억 9천만 달러(19.9%)로 2위였고 우리나라는 105건(3.5%), 10억 1천만 달러(1.8%)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다만 벤처 캐피털의 투자 금액이 비공개인 경우가 많아 실제 투자 규모는 이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공률에서는 미국이 248개 기업 중 13개(5.24%)가 성공하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한국은 3.70%, 중국은 1.72%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1,342개가 설립됐는데 중국이 640개(47.7%)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248개(18.5%)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은 54개로 전체 4.0%에 머물렀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은 2015∼2017년 초기 성장기를 거쳐 2021년까지 본격적인 투자 확장기였고 챗GPT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22∼2023년 투자가 1,079건 일어나며 투자 붐이 조성됐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 전략으로 반도체 제조 인프라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위축된 민간 벤처 캐피털 투자 공백을 정책 자금으로 보완하며 반도체 육성 전략을 지속했습니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기술적 우위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1억 6,200만 달러를 AI 가속기 및 반도체 IP(재사용이 가능한 회로 또는 칩 레이아웃 디자인) 설계 분야에 투자했고 리벨리온, 세미파이브 등 반도체 스타트업을 통해 기존의 메모리 제조 중심 생태계에서 AI 반도체로 전략적 확장을 모색 중입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 가운데 투자 상위 100대에 포함된 곳은 4곳에 불과해 글로벌 영향력은 제한적이나 AI 반도체 설계나 IP 개발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런 강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중심의 기존 반도체 생태계와 AI 가속기 설계 등 기술 특화 스타트업 간의 유기적 연대 강화,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 유치 지원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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