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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여성이 갑자기 쓰러진 사람의 생명을 구한 뒤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환자와 가족들은 사라진 은인을 애타게 찾았는데요, 오늘(1일) 이 영웅이 누군지 밝혀졌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한 가게 앞에 사람들이 몰려 웅성댑니다.
장사하는 오빠를 도우러 왔던 40대 여성이 갑자기 쓰러진 것입니다.
[김태강/쓰러진 여성의 오빠 : 코앞에서 갑자기 눈이 돌아가면서 쓰러져 버린 거예요. 다리가 풀린 상태에서 이렇게 딱 고개가 들려서 뒤로 탁 넘어갔다가.]
큰일 났다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던 그때.
가게 앞을 지나던 고대구로병원 진료협력팀장 조희윤 씨가 용기를 냈습니다.
평소 병원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조희윤/고대구로병원 진료협력팀장 : 30번 하고 기도 확보해서 인공호흡 하고. 그러고 났더니 환자가 한 번 몰아 숨을 딱 내쉬셨어요. 눈이 돌아오면서 이제 살았구나.]
상태가 오락가락하며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던 때, 조 씨는 응급조치를 계속하며 119를 기다렸습니다.
[조희윤/고대구로병원 진료협력팀장 : 바로 청색증이 오기 시작한 거예요. 경련 일으키면서 혀를 깨무는 상황이 돼서. 막대기 갖다 달라고 해서 입안에 물리고 제세동기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어요.]
조 씨는 의식이 돌아온 환자가 구급차에 타는 것까지 지켜본 뒤 현장을 조용히 떠났습니다.
연락처도,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였습니다.
가족과 동료 상인들이 유튜브에 CCTV 영상과 사연을 올리며 조 씨를 찾았지만 감감무소식.
간호사협회에 제보해 기사를 냈고, 이걸 본 병원 동료의 눈썰미 덕에 오늘 연락이 닿았습니다.

[조희윤/고대구로병원 진료협력팀장 : 오늘 간호부장님이 갑자기 간호신문에 제 화면 캡처된 거를 보시고는 혹시 아니냐고 해서.]
일상 속 평범한 영웅이 또 그렇게 한 명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김태강/쓰러진 여성의 오빠 : (하시고 싶은 말씀 없으세요?) 제 여동생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 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김태훈,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