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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영향 없다지만…검사들 복귀 요청 집단 행동에 특검 뒤숭숭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10.01 13:58|수정 : 2025.10.01 13:58


▲ 민중기 특별검사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들이 전원 복귀를 요청하면서 팀 내부가 뒤숭숭합니다.

특검 측은 일단 "수사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파견 검사들과 특검 입장의 뉘앙스가 미묘하게 달라 언제든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더구나 검사들이 정식으로 복귀를 신청할 경우 이를 거절할 방도도 없어 결국 특검팀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늘(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 수뇌부와 파견 검사들은 적어도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가 골자인 정부조직법 개정이 혼란스럽다는 데엔 뜻을 같이합니다.

전날 파견 검사들은 민 특검에게 제출한 입장문에서 법 개정 취지와 다르게 자신들이 수사·기소·공소 유지를 도맡는 게 옳은지 혼란스럽다는 점을 복귀 요청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취재진에 "심정적으로 이해할 만하다"며 "저희도 매우 혼란스럽게 생각하는 게 사실"이라고 동감의 뜻을 표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검사들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수사가 종료된 이후 복귀를 원하는 것이라며 수사 자체에는 차질이 없을 것임이 분명하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파견자들이 복귀를 희망할 만한 상황임은 인정하되 '수사를 끝낸 후'라는 대목에 방점을 두고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는 영향이 없다고 단언한 것입니다.

이는 입장문에 드러난 검사들의 진의와 다소 차이가 있어 향후 추가적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사들은 정확히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복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는 수사를 서둘러 끝내서라도 최대한 빨리 복귀시켜 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차질 없는 수사'를 요구하는 특검과 '조속한 마무리 후 복귀'를 원하는 검사들이 언제든 부딪힐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맡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공소 유지 단계에 돌입한 검사가 늘어날수록 내부 혼선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수사 검사가 공소 유지도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파견 검사들과 특검 측 입장이 더 명확하게 갈리기 때문입니다.

특검 측은 "성공적인 공소 유지를 위해 수사한 검사들이 기소 및 공소 유지에 관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개정법과 모순되는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는 파견 검사들의 입장과 대치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파견 검사가 정식으로 복귀를 신청하면 특검팀으로선 이를 거절할 방도도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검팀 관계자는 "복귀나 사직을 막는 강제적인 조치는 없다"며 법무부에서 인사명령을 내면 해당 검사는 원소속 검찰청으로 복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파견자를 선정할 때도 당사자 의사를 상당히 고려한 만큼 복귀를 희망하면 당연히 복귀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인력을 강제로 업무에 종사시켰을 때 얻는 비효율이 더 클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검으로선 파견 검사들이 일단 수사만이라도 제대로 끝내도록 설득하는 게 관건이지만, 이들이 업무 의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낸 상황에서 예전과 같이 팀이 운영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는 현재 공포를 앞둔 개정 특검법에 따라 수사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고 수사 인력을 늘리는 데에도 지장을 초래할 전망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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